극심한 스트레스가 결국 화근이었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74) 감독이 끝내 경기장에 나오지 못했다. 김광수 수석코치가 임시로 감독 대행직을 맡았다.
김 감독은 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전에 나오지 못한 채 일시적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직접적 이유는 허리 디스크 때문이다. 김 감독은 만성적으로 허리 디스크 증세가 있었다. 그간은 운동과 약물 치료 등으로 허리 통증을 다스려왔다. 지난 1월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 때까지도 직접 펑고를 치며 건재함을 유지했었다.
그러다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일시적으로 허리 통증이 재발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꾸준한 걷기를 통해 몸상태를 추슬렀다. 당시 기자와 만난 김 감독은 "몸이 아프면 자꾸만 편하게 지내고 싶어지는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힘을 내어 걷든지 해야한다"며 한 시간 가까이 훈련장 주변을 걷는 열정을 과시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디스크 증세가 매우 악화됐다. 시즌 개막후 팀의 성적 부진과 쇄도하는 비판 여론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가 요인으로 보인다. 결국 김 감독이 건강 문제로 경기에 아예 참가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김 감독이 건강문제로 아예 경기 시작 전에 덕아웃을 비운 건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시절이던 지난 1998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 감독은 '신장암 초기' 진단을 받았지만, 팀의 동요를 우려해 주변에는 '단순 신장 결석 제거'라고 말한 뒤 암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수술 후 금세 그라운드로 돌아와 다시 선수들을 이끌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날 경기를 약 1시간30분 앞둔 오후 12시30분경 덕아웃에서 공식 브리핑을 통해 김 감독의 경기 참석 불가 사실을 알렸다. 이 관계자는 "김 감독님이 요추 3, 4번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 증세 때문에 경기장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현재 강남 삼성병원으로 이동해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며칠 전부터 허리 통증 증세가 심해지셨다. 그로 인해 3일과 4일에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오느라 경기 30여분 전에 야구장에 도착하는 바람에 취재진과의 공식 인터뷰가 무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감독의 부재로 인해 이날 SK전은 김광수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 자격으로 이끈다. 김 수석코치는 지난 4월15일 대전 두산전 때도 김 감독이 경기 도중 어지럼증 증세로 병원에 간 이후 일시적으로 팀 지휘봉을 잡은 적이 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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