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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쳇말로 '짬밥'은 무시못했다. 최진철 감독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했다. 지난달까지 K그에서 2승3무3패에 그쳤다. 첫 경험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최진철 감독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정상을 질주했다. ACL에서 1위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K리그에서도 지난 라운드까지 6승1무1패,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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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백 VS 스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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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지난 라운드부터 스리백을 꺼내들었다. 최진철 감독은 "스리백을 쓰는 이유 중에 하나가 측면 공격 때문이다. 그래야 크로스가 올라온다. 심동운 이광혁도 모두 중앙으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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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백과 스리백의 맞불, 예상과 달리 서울이 먼저 무너졌다. 스리백의 중앙에 선 박용우가 털렸다. 전반 13분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다행히 유상훈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7분 뒤 선제골을 헌납했다. 이광혁의 스루패스가 박용우의 발을 맞고 흐르자 양동현이 그림같은 오른발 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서막에 불과했다. 전반 32분에는 양동현의 로빙패스가 서울의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심동운과 박용우의 스피드 싸움이 전개됐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심동운의 폭풍질주에 이은 오른발 슛으로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최진철 감독의 교묘한 역습 전술이 낳은 작품이었다. 이에 비해 포항의 스리백은 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아드리아노와 데얀, 다카하기, 이석현 등이 세차게 몰아쳤지만 난공불락이었다.
최진철 VS 최용수
최진철 감독과 최용수 감독의 첫 만남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최진철 감독은 대어를 낚았고, 최용수 감독은 뼈아픈 올 시즌 첫 홈 패전을 안았다. 희비가 갈렸지만 끝은 아름다웠다. '패장'인 최용수 감독은 '승장'인 최진철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승점 12점(3승3무3패)을 기록한 최진철 감독은 "선수들의 의욕이 다른 어떤 경기보다 좋았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집중력을 가지고 수비했던 부분, 우리가 하고자 하는 1차적인 부분 뒤 역습으로 나간 것이 잘 통했다. 열심히 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경기력이 월등해서 이긴 것이 아니었다. 더 좋은 방향으로 팀이 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최용수 감독을 향해서는 "선배 감독님으로 역시 서울은 강팀이라는 인식을 많이 받았다.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K리그에서 2패째(승점 19·6승1무2패)를 안은 최용수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났다. 그는 "사실 슈퍼매치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초반 넋놓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선수 개개인이 각자 느꼈으면 한다. 누가 빠지고 누가 뛰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뛰는 선수가 주전이다. 싸우고자 하는 의지가 상실됐다"고 강조했다. 당근 대신 채찍을 꺼낼 계획이라는 뜻도 숨기지 않았다. "무기력한 모습이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내부 단속을 잘 하겠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영원한 강자, 영원한 약자도 없다. 상암벌의 오늘이 던진 교훈이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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