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같이 간다."
전남 드래곤즈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령탑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노상래 감독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박세연 전남 사장은 8일 "우리는 무조건 노 감독과 끝까지 같이 갈 생각"이라며 "계약 기간도 남아 있는데 사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노 감독이 계속 전남의 지휘봉을 잡는다는 사실에는 변동이 없다"고 못 박았다.
박 전남 사장은 "노 감독이 구단과 사전에 아무런 논의 없이 사의를 밝힌 것"이라며 "그만큼 노 감독의 책임감이 강하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노 감독은 지난 5일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0대0 무승부로 끝낸 직후 "이제 저의 거취 문제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자진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날 경기에 대한 총평을 마친 뒤 어렵사리 운을 뗀 노 감독은 "제가 팀을 이끌어오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 그동안 함께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내 거취 문제에 대해 추후에 구단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노 감독의 발언에 인터뷰실이 술렁였다.
전남은 9라운드까지 1승4무4패(승점 7)로 11위다. 수비진도 탄탄하고 공격 자원도 나쁘지 않은데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첫 승을 올린 건 개막 7경기 만이었다. '제철가 형님' 포항을 잡으면서 반전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8라운드 상주전에서는 3-1로 이기다가 경기 종료 직전에 3대4로 뒤집혔고, 1승도 하지 못한 최하위 인천을 상대로 무득점에 그쳤다. 그때마다 노 감독은 "모든 것은 내 책임"이라며 자책했다.
팀의 쇄신을 위한 노 감독의 마지막 해법은 '용퇴'였다. 노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결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사퇴에 대해) 생각은 항상 갖고 있었다"며 오랜 시간 고심한 흔적을 내비쳤다.
당시 소식을 전해들은 구단 측은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 첫 번째 라운드도 안 끝났는데…"라고 안타까워하며 "노 감독은 인성이 훌륭한 사람이다. 반면에 책임감과 승부욕도 강하다. 모질지 못한 성격이라 그간 성적 부진에 대한 압박감을 더 심하게 받았던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노 감독이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힌 만큼 구단이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전남의 한 관계자도 사견임을 전제로 "노 감독이 자존심도 강한 사람이라 구단이 만류해도 마음을 돌릴 것 같지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 최고 관계자가 노 감독에 대해 변함 없는 신뢰와 함께 잔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노 감독의 사퇴는 없던 일이 될 공산이 커졌다.
물론 아직까지 변수는 남아 있다. 바로 노 감독의 최종적인 결심이다. 그는 "(자진사퇴에 대해) 99% 마음을 정했다"고 털어놓을 만큼, 사퇴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다. 노 감독은 전남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2014년 11월 하석주 감독의 후임으로 감독에 데뷔했다. 축구 인생을 전남과 함께해온 만큼 팀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때 이른 사퇴를 결심한 배경 중 하나다.
인천전이 끝난 후 광양으로 내려간 노 감독은 팀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은 코치들의 지도 아래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1일 강원FC와 FA컵 4라운드가 예정돼 있고, 15일엔 제주FC와의 K리그 10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노 감독이 향후 구단과의 대화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오후까지 노 감독과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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