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주장 서건창(27)이 어느새 타율 3할을 찍었다. 9일 현재 타율 0.306, 2홈런 18타점을 기록중이다. 38안타(최다안타 9위) 6도루(6위). 4월 중순까지 2할대 중반에 머물렀던 타율이 수직상승했다. 테이블 세터로 나서며 공격활로를 뚫고 중심타선의 밥상을 차린다. 여차하면 본인이 직접 쓸어담는다.
톱타자 서건창은 2번 고종욱과 함께 넥센 돌풍을 이끄는 쌍발엔진이다. 최근 서건창의 타격감은 무섭다. 5월 들어 7경기에서 타율 0.481(27타수 13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넥센은 6승1패로 펄펄 날았다. 염경엽 감독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타순은 지난해부터 1번 서건창-3번 이택근이었다. 타격 7위 고종욱(타율 0.351)은 지난해 발견한 보물인데 올해는 더 업그레이드됐다. 서건창이 있어 고종욱은 부담을 덜 수 있고, 타선 폭발력은 두배, 세배 강해지고 있다.
2016년은 서건창에게 특별한 해였다. 2014년 역대 최다안타(201)를 기록하며 MVP에 올랐는데 지난해 무릎십자인대 수술로 시즌의 반만 치렀다. 2할4푼, 5푼을 오르락 내리락했지만 시즌 막판 힘을 해며 타율 0.298로 시즌을 마쳤다.
연봉은 3억원에서 4000만원이 깎였고, 절치부심의 해에 팀의 주장까지 맡았다.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 유한준까지 빠진 넥센 타선. 짊어져야할 짐은 무거워졌고, 갈길은 더 멀고. 앞다퉈 나온 시즌 전망은 공히 넥센을 꼴찌 후보로 꼽았다. 서건창은 "우리에겐 저력이 있다.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흘려 들은 이가 많았다. 서건창의 다짐은 한달이 채 못돼 큰 울림을 내고 있다.
넥센은 9일 현재 17승1무13패로 선두 두산에 2.5게임 차 뒤진 4위에 랭크 돼 있다. 신재영(4승2패) 박주현(2승) 이보근(2승1패) 등 새로운 얼굴들이 마운드에서 힘을 보탰지만 예상된 타선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초반 레이스였다.
서건창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선수다.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타격폼도 스스럼없이 바꾼다. 훈련도 게을리하는 법이 없다. 넥센의 화수분 야구는 기본적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선배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2008년 연습생(육성선수)으로 LG에 입단,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서건창. 이만한 표본은 어디서도 찾기 힘들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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