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호나 정호 경기는 떨리는 마음으로 봅니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요즘 즐겁다. 팀 안팎으로 즐거운 소식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넥센은 당초 예상을 깨고 시즌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겨울만 해도 넥센은 간판타자 박병호를 비롯해 유한준, 손승락, 밴헤켄 등 주력 선수 4명이 빠져나갔다. 유망주 육성에 아무리 자신있다고 해도 급격히 약화된 전력을 채우기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넥센은 9일 현재 17승13패1무로 4위다. 지난 주말에는 KIA 타이거즈와의 홈 3연전을 모두 잡았다. 올시즌 넥센의 최다연패는 3경기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염경엽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부산 경기가 우천 취소된 10일 "우리 팀은 어린 선수나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 대해 선배들이 응원을 많이 해준다. 그게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이고, 지금 분위기가 좋은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아무래도 새로운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불안한 경기가 많지만, 팀워크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팀화합(chemistry)만큼 감독에게 기쁨을 주는 것도 없다.
그런데 염 감독은 또 하나 즐거운 일이 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정복에 나선 박병호의 활약에 무척 고무된 모습이다. 염 감독은 "병호와 (강)정호 경기는 꼭 (라이브로)챙겨 본다"며 "그런데 긴박한 상황에서 타석에 서면 여전히 떨린다. 여기 있을 때는 안그랬는데, 대표팀에 나갔을 때나 지금 (메이저리그에서)활약하는 것을 보면 아버지의 마음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정호가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주전 내야수로 자리잡은데 이어 올해는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간판 거포로 주가를 높이고 있으니 지난 4년간 그들과 함께 했던 염 감독도 마음이 흐뭇할 수 밖에 없다.
염 감독은 "동점이나 역전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가면 아직도 떨린다.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두 선수 앞에 주자가 나가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그랬다. 미국 가서도 마찬가지"라며 "요즘도 그 친구들과는 연락을 주고받는다. 병호한테는 지는 경기가 많지만 힘을 내라고 전해주고 있다"고 했다.
미네소타는 올시즌 개막 9연패를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까지는 5연패의 늪에 빠졌다. 8승23패로 아메리칸리그 최하위다. 박병호가 아무리 잘 하고 있어도 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염 감독의 걱정이다.
염 감독은 "(순위가)밑에 있는 팀에서 타율 3할을 치면 굉장한 것이다. 거의 매경기 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의 필승조들과 붙기 때문이다. 미네소타처럼 약한 팀의 타자들이 강한 팀에 있다고 치면 타율 2푼 정도는 더 높일 수 있다"면서 "지금 박병호가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타석에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박병호는 10일 현재 타율 2할5푼6리에 7홈런, 12타점을 마크하고 있다. 팀내 홈런 1위에 타점 공동 2위, 타율 2위의 성적이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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