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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이 사용한 살균제 대부분이 SK케미칼이 공급한 화학물질을 원료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검찰의 수사와 국민적 비난이 제품을 판매한 기업에 몰려있고 정작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은 배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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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SK케미칼이 원료를 옥시 등에 판매할 때 위험성과 용도 등에 대해 제조업체들에게 전달했는가 하는 점이다. 올 초 문제가 불거졌을 때 SK케미칼은 법에 근거해 옥시에 살균제 원료로 쓰일 수 없는 위독성 물질임을 고지했다고 했다. 하지만, SK케미칼이 전신인 선경인더스트리 시절부터 이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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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의문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것에도 응답하지 말라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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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의 전신인 선경인더스트리는 1994년 당시 PHMG를 함유한 원료를 카페트 첨가제 용도로 만들어 정부에 유해성 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용도가 바뀌어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에 원료가 공급됐다. 정부는 이 원료에 대한 유해성 심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르면 당시 PHMG는 '유독물'이 아닌 '물질'로 국립환경연구원에 등록됐다. 가습기 살균제 판매업체 관계자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지만, SK케미칼에 대한 이야기가 왜 거론되지 않는지는 의문"이라며 "SK케미칼은 현재 문제가 되는 살균제들의 원료를 공급하는 기업이기도 하지만 이미 20년 전부터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한 기업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제품 대부분의 원료로 사용된 위독성 물질을 공급하고도 모르쇠로 일관 중인 SK케미칼의 행태에는 정부 부처들의 행정처리 미숙도 일조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은 지난달 28일 감사를 통해 환경부 관료들을 처벌해 달라며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환경부는 이 사건 발생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행정부처인데도 사건 초기부터 환경성 질환이 아니라고 우기고, 국회의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을 방해하고, 장관이 불가지론을 내세워 살인기업을 대변했다"며 "3차 피해신고 조사도 3년 간 질질 끌면서 소멸시효를 넘기려 하고, 아예 피해신고조차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속속 드러나자 그 해 말 기존 공산품에서 '의약외품'으로 분류 기준을 전환했다. 2012년 2월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CMIT/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과 폐질환과의 인과관계가 규명되지 않았다고 발표했고, 같은 해 9월 환경부는 CMIT/MIT를 유독물로 지정했다. 사망자와 피해자가 속출하기 전까지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위독성 검증은 그 어디에서도 이뤄지지 않았고, 정부부처 역시 제각각의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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