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연기를 너무 잘해도 탈이다.
KBS2 수목극 '마스터-국수의 신' 속 조재현의 신들린 연기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재현은 극중 절대 악인 김길도 역을 맡고 있다. 김길도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다. 11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길도는 정치에까지 욕심을 내며 고대천의 사망을 염원했다. 또 도현정과 불륜을 저지르기도 했다. 사기 절도 살인 불륜 등 악행이란 악행은 혼자 다 일삼고 다니는 종합 악인 세트 같은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문제는 조재현이 심하게 연기를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재현은 그야말로 역대급 악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를 상대해야 하는 천정명 등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다 보니 드라마가 완전히 조재현의 원맨쇼가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이니 극의 중심이 흔들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초 '마스터-국수의 신'은 천정명이 주변의 도움을 받아 절대 악인인 조재현을 꺾고 정의를 구현하는 내용이었다. 극의 중심은 천정명이 가져갔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직 천정명은 조재현에 맞설 만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본인은 분노하고 있지만 시청자가 보기에는 답답한, 형식적인 연기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마스터-국수의 신'과 같은 권선징악형 드라마는 선역과 악역이 팽팽하게 맞설 때 긴장감이 살아나는 법인데 천정명의 연기가 조재현의 연기를 따라잡지 못하다 보니 극의 호흡도 깨져버렸다. 조재현의 연기 외에는 볼 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연출과 영상미로 커버하려 해도 덮어질 수 없는 수준이다. 자연스럽게 시청률은 하락해 수목극 꼴찌 자리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BS '펀치'의 김래원 처럼 천정명이 조재현에 제대로 맞서줬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터다.
과연 천정명은 언제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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