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업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심사를 앞두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길어지자 동안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최근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영국 이동통신사 간 M&A를 불허하자 이통사들이 자신의 현재 상황에 맞게 의미 해석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11일(현지시각) 영국 4위 통신사업자인 쓰리(Three)와 2위 사업자인 오투(O₂)의 M&A를 불허했다. 쓰리는 홍콩의 허치슨이, 오투는 스페인의 텔레포니카가 각각 대주주인 영국 내 이통사들이다. 영국의 공정거래위원회라 할 수 있는 경쟁시장청(CMA)은 이번 M&A로 사업자 수가 4개에서 3개로 감소하고 브리티시텔레콤(BT)보다 큰 사업자가 나오면 통신요금이 오를 것이란 분석을 EU 측에 이 같은 우려를 수차례 전달한 바 있다.
EU도 이 같은 점에 주목, 통신사가 3곳으로 줄어들 경우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통신비가 상승할 뿐 아니라 영국 내 통신산업 혁신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해 이번 M&A를 불허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은 영국의 이통업체간 M&A 무산에 대해 "쓰리와 오투는 이통사들로 동종이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통신과 방송으로 이종"이라며 "해외에서 방송·통신 이종 간 인수·합병이 불허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영국 공영방송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럽 전체에 나쁜 뉴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실상 동종 기업"이라며 "이번 영국의 사례를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기업결합이 이뤄질 경우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지배력 전이가 우려되고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기업결합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영국 사례를 두고 이통업체들의 의미 해석이 저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6일 미국은 차터와 타임워너케이블의 합병 승인을 하며 소비자들에게 혁신과 선택권 측면을 높이 평가한 만큼 공정위가 두 사례를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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