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좋은 흐름을 탔는데 잘 유지해야죠."
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전이 열린 17일 잠실구장. 김기태 KIA 감독은 면도를 하지 않은 얼굴로 경기장에 나왔다. 평소와는 달리 콧수염과 턱수염이 삐쭉삐죽 덥수룩하게 나 있었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지난 15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KIA는 5연승을 달렸다. 이달 초까지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있었는데, 지난 주 kt 위즈, 한화를 상대로 5연승을 달성했다. 승률 5할에 -5승까지 빠져있었는데, 투타 밸런스가 잘 맞아가면서 17승17패로 균형을 맞췄다. 중심타선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고, 하위타선까지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 지난해부터 허약한 공격력 때문에 고민이 컸는데, 타선이 모처럼 신바람을 냈다.
김 감독은 연승이 시작된 시점부터 면도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엔 의식을 안 했는데, 연승이 이어지면서 그대로 뒀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는 손톱도 깎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담긴 수염이다.
매일 피말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사는 게 프로야구 감독의 숙명이다. 되도록 징크스는 만들지 않으려고 하지만, 좋을 때는 살짝 기대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평소 씩씩한 김 감독도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김 감독이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KIA는 두 차례 6연승을 달렸다. 개막전부터 6연승을 거뒀고, 7월 말 한화,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6연승을 기록했다. 사령탑에 취임한 후 6연승이 최다연승이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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