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의 행보와 달리 롯데 자이언츠 김문호의 타격은 식을 줄을 모른다.
타율 4할대 행진이 5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언젠가는 '무너질' 4할이지만, 지켜가는 동안은 즐거운게 팬들이다. 김문호는 지난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렸다. 타율이 4할2푼7리로 전날 4할2푼1리에서 6리가 올랐다. 타격 2위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0.373)보다 무려 5푼4리가 높다. 압도적이다. 규정 타석을 넘긴 이후 한 번도 4할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날 현재 김문호는 타격, 최다안타(67개), 출루율(0.489) 3개 부문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금처럼 4할대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면 산술적으로 올시즌 230안타를 때릴 수 있다. 4할 타율도 그렇지만 KBO리그에서 230안타도 사실 꿈에 가깝다. 아무튼 김문호의 지금 타격감은 전체 타자들을 통틀어서 최고 수준이다.
지난 17일 SK 와이번스전부터 5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이다.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이 2014년 201안타를 칠 때 128경기 가운데 66게임에서 2안타 이상을 쳤다. 김문호는 올해 38경기에 출전해 24게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지금의 김문호는 2014년 후반기 서건창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5월 들어서도 김문호는 날카로운 타격을 뽐내고 있다. 4월 21경기에서 4할3푼을 기록한 김문호는 이날까지 5월 17경기에서 타율 4할2푼3리(71타수 30안타)를 때렸다. 타구의 질도 향상되고 있다.
김문호의 4할 타율은 언제까지 유지될까. 조원우 감독은 "문호의 타격 페이스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유인구 대처 능력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당분간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여름 들어서면서 페이스는 떨어지게 돼 있다. 숱한 타자들이 4할 타율에 도전했지만, 여름 초입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결국 고개를 떨궜다.
그동안 4할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이다. 이종범은 1994년 시즌 막판까지 4할에 도전하다 결국 3할9푼3리로 아쉽게 실패하고 말았다. 그해 이종범은 8월 21일, 팀경기수 104게임까지 4할대 타율(0.400)을 지켰다. 시즌 내내 3할대 후반의 타율을 지키다가 이날 4할(0.400)을 찍은 뒤 배탈로 12타석 연속 무안타에 침묵하는 바람에 결국 4할 도전에 실패했다.
2012년 한화 이글스 김태균 역시 후반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지만, 결국 그에 한참 못미치는 3할6푼3리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해 김태균은 8월 3일, 팀경기수 89경기까지 4할대 타율(0.400)을 유지했다. SK 와이번스 이재원도 마찬가지다. 이재원은 2014년 4월말 4할대 타율로 규정타석을 채운 뒤 꾸준히 타격감을 이어갔지만, 7월 7일(0.401)을 마지막으로 3할대 타율로 떨어졌다. 그만큼 4할 타율은 쉬운 일이 아니다.
4할2푼대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김문호도 "언젠가는 페이스가 떨어질 것임을 잘 알고 있고, 준비도 하고 있다"고 했다. 슬럼프를 피할 수는 없어도 기간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는 이야기다.
김문호는 지금까지 한 번도 풀타임 주전으로 뛰어본 적이 없다. 지난해 93경기에서 288타수 88안타를 친 것이 커리어 하이다. 매일 선발출전하는 풀타임 주전이 첫 시즌인만큼 여름 체력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이날 두산전까지 15경기 연속 안타 행진중인 김문호는 올시즌 안타를 날리지 못한 경기는 4게임 뿐이며, 4월 6일부터 38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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