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이 만든 결승골이었다.
'캡틴' 이승현(31·수원FC)이 팀에 소중한 승리를 안겼다. 부상으로 인한 동료들의 대거 이탈 속에 치러진 경기에서 천금같은 골로 팀에 시즌 2승째를 선사했다. 이승현은 2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 전반 45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김부관이 왼쪽에서 오른발로 올려주자 이승현은 전광석화처럼 뛰어들며 정확한 헤딩으로 포항 골망을 갈랐다.이 골이 결승골이 됐다. 수원FC의 1대0 승리. 7경기 무승의 수렁에서 탈출한 수원FC는 시즌 2승째에 성공했다.
사실 수원FC는 이날 정상전력이 아니었다. 그간 수원FC의 공수를 책임진 외국인 선수 삼총사가 모두 빠졌다. 센터백 블라단과 레이어가 경고누적으로, 스트라이커 오군지미는 부상으로 제외됐다. 포항전 히든카드로 준비했던 이승렬과 김한원도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빠졌다. 이승현 본인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계속된 통증으로 찾은 병원에서는 오른 무릎 연골이 찢어졌다는 판정을 내렸다. 수술 권유를 받았을 정도로 좋지 않은 상태 속 출전 강행.
하지만 이승현은 결코 몸을 사리지 않았다. 오히려 멀쩡한 선수 이상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며 빈공간을 메웠다. 주장 완장이 준 책임감이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쉴 수가 없었다. 수술 대신 근력을 강화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집중력이 나아지니 오늘 몸상태가 유난히 좋았다. 첫번째 스테이지가 마무리되는 11라운드라 주장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이렇게 결승골까지 넣어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이승현은 팀의 복덩이다. 올 시즌 수원FC가 승리한 두경기 모두 결승골을 넣었다. 4월3일 광주전(2대1 수원FC 승)에서도 후반 44분 극장골로 승리를 견인했다.
이승현의 활약 속에 수원FC는 성공적인 첫 스테이지를 마쳤다. 비록 기대했던 3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승(5무4패)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어느팀과 상대해도 밀리지 않는 끈끈한 경기력을 보인 것은 최고의 성과. 그 중심에 이승현의 리더십이 있다. 이승현은 "올 시즌 새롭게 팀을 꾸렸기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조금씩 맞춰가며 의욕적으로 뛰다보니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승현은 선수들의 분위기가 무거워질 때마다 회식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북에서 주장 완장을 찼던 이동국 권순태 등의 리더십을 벤치마킹했다. 기회가 날때마다 선수,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하며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승현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시즌 초반이다. 그는 2014년 전역해 전북에 복귀했지만 2년간 단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전경기에 나섰다. 득점도 벌써 3번째다. 이승현은 "전북에 있으면서 많이 못뛰었다. 그 당시 게임에 대한 간절함이 컸다. 수원FC 오면서 기회가 주어지니까 매경기 뛰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 간절하게 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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