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A씨는 최근 농협은행 소속이라고 소개하는 대출 상담사 B씨로부터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준다는 권유 전화를 받고 대출상담을 했다. 상담사 B씨는 A씨에게 사원증과 대출거래 약정서류를 팩스로 보내 신원을 증명했다. A씨는 의심을 접고 서류를 작성해 상담사에게 보냈다. 상담사 B씨가 A씨의 계좌로 돈을 입금할 때까지 모든 것이 정상으로 보였다. 상담사 B씨는 받은 돈을 곧바로 재입금하면 신용평점이 쌓여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꾀었고, A씨는 시키는 대로 입금된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알려준 계좌로 송금했다. 이후 상담사 B씨와 다시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뒤늦게 A씨는 자신이 대포통장 명의자로 등록됐음을 알게 됐다. A씨는 자신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 인출책 역할을 했던 것이다. 상담사라고 칭한 사기범이 보낸 사원증은 위조된 것이었다.
금융회사 직원 신분증과 재직증명서, 주민등록증 등을 위조해 대출을 빌미로 금융사기 행각을 벌이는 신종 보이스피싱 사례가 잇따라 접수됨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29일 A씨처럼 금융회사 직원임을 사칭하는 상담사로부터 대출사기 피해를 입는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가 잇따라 접수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다른 사기범은 국민은행 업무지원부 대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위조된 주민등록증과 재직증명서를 휴대전화 사진으로 보내 신뢰를 얻었다. 그는 대출보증료 명목으로 700만원을 뜯어냈다.
김범수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그동안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대책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대처 능력도 높아졌지만, 사기범들 역시 갈수록 지능화된 수법으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권유 전화를 받은 경우 금감원 홈페이지(www.fss.or.kr)의 제도권금융회사조회 서비스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금융회사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출을 권유하는 사람이 해당 회사에서 실제 근무하는 직원인지 여부도 금감원에서 조회된 대표번호로 전화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식으로 등록된 대출모집인은 대출모집인 통합조회시스템(www.loanconsultan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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