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가 잡혀야 한다."
LG 트윈스는 29일 큰 고비를 넘겼다. 4연패 과정 중에, 라이벌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큰 모험을 했다. 양상문 감독은 컨디션 난조로 2군에 간 토종 에이스 우규민을 대신할 선발 카드로 1군 등판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좌완 이영재를 선택했다.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경험 많은 선발 대체 자원이 많은 가운데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생소함이 무기"라고 맞섰다. 하지만 이영재는 1회 아웃카운트 1개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다행히, LG가 이 경기를 16대8 역전승으로 마무리 지었으니 다행이지, 만약 그대로 패했다면 이영재라는 선수 개인이나 팀에 엄청난 타격이 있었을 뻔 했다.
겨우 위기를 넘겼지만, 앞으로가 또 문제다. 22승22패로 5할에 턱걸이하며 5위를 지킨 LG. 이번주부터 중위권 싸움을 피터지게 벌이고 있는 KIA 타이거즈-kt 위즈-삼성 라이온즈를 차례로 만난다. 그 다음은 최근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부담스러운 상대 한화 이글스다. 여기서 생각날 수밖에 없는 이름, 우규민이다.
우규민은 지난 22일 2군에 내려갔다. 지난달 26일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후, 거짓말처럼 180도 다른 투구를 했다. 3연패. 3경기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실점은 모두 5점 이상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제자를 걱정하며, 비를 원망했다. 양 감독은 "허리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허리 문제는 아니다. 큰 이상은 없는 가운데,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말하며 비를 이유로 들었다. 올시즌 유독 우규민이 등판하는 날이면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공을 던지다 수차례 미끄러지고 허리를 삐끗하기도 했다. 우규민 본인도 "올시즌 두 번 빼고 내가 나가는 날 모두 비가 내렸던 것 같다"며 힘들어했다. 비가 오면 공을 던지는 모든 투수들이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몸에 회전을 더 줘야 하는 언더핸드 투수 우규민의 경우 중심을 잡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그리고 속구가 아닌 컨트롤과 제구 위주로 승부하는 우규민의 특성상, 체온을 떨어뜨리고 손끝 감각을 떨어뜨리는 비는 절대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비 뿐만 아니다. 15일 SK 와이번스전에서는 정의윤이 친 강한 타구에 맞는 일도 벌어졌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사고 하나가 투수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연패가 이어지며 심리적으로 매우 흔들렸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2군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최근 피칭까지 마친 우규민이다. 양 감독은 "10일을 채우고 회복이 됐으면 한다. 워낙 제구력이 좋은 투수다. 그 능력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절대 무리하게 올리지는 않겠다. 몸상태가 중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우규민이 선발 로테이션에 있고, 없고는 LG 입장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헨리 소사, 류제국, 이준형 등이 분투하고 있지만 스캇 코프랜드가 부진해 4명의 필승 카드를 맞추기도 힘든 상황이다. LG는 우규민의 몸상태와 투구 밸런스가 하루 빨리 올라오기만을 기도할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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