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수비수 최규백은 29일 상주전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후반 시작 1분 만에 악몽이 시작됐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돌파하던 상주 공격수 박준태와 볼을 경합하다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김성환에게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후반 8분 박기동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면서 시즌 첫 패배의 위기에 내몰렸다. 신인 최규백에겐 감당할 수 없는 압박이었다.
결자해지 했다. 레오나르도의 추격골로 1-2가 된 후반 23분. 상주 진영 왼쪽에서 전북이 코너킥 찬스를 얻자 최규백은 망설임 없이 공격에 가담했다. 골포스트 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크로스에 정확히 머리를 갖다대면서 골망을 갈랐다. 최규백의 동점골로 기세를 탄 전북은 후반 36분 로페즈의 역전 결승골까지 보태 3대2 펠레스코어 승리를 거뒀다.
최규백은 "페널티킥을 내줘 부담이 컸다.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골 상황을 두고는 "사실 (동료들과) 약속된 움직임은 아니었는데 훈련때 크로스 과정에서 헤딩을 연결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이게 골로 연결된 것 같다"고 웃었다.
전북은 최근 '심판매수 의혹'에 시달리면서 팀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상주전에서 무너졌다면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최규백은 "수원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먼저 두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며 "분위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다. 팬들이 우리를 이끌어주시고 있다고 믿는다"고 동료와 팬들에 대한 굳은 믿음을 표현했다.
전북은 '신인들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스쿼드를 자랑한다. 내로라 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당당히 주전으로 뛰고 있는 최규백의 존재감은 그래서 클 수밖에 없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김기희가 이적한 뒤 어려운 시기가 상당히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최규백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을 해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풀백 최철순은 인터뷰에 나선 최규백을 보더니 "우리 (최)규백이 칭찬 좀 많이 해달라"고 떼(?)를 쓸 정도다. 최규백은 "좋은 팀에서 뛰다보니 배우는 점도 많은 것 같다. 선배들이 워낙 잘 이끌어줘서 나는 끌려가는 느낌"이라고 미소를 지은 뒤 "자신감을 키워가는 게 가장 큰 수확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A매치 휴식기에도 최규백은 쉴 틈이 없다. 최규백은 30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해 나이지리아, 온두라스, 덴마크와의 4개국 친선대회 준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2016년 리우올림픽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갖는 모의고사다. '올림픽 출전'은 무엇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동기부여다. 최규백은 "(올림픽 본선에 나설) 마지막 기회"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전북은 최규백을 수비진을 책임질 '차세대 엔진'으로 키워가고 있다. 과연 최규백이 전북 센터백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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