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더 괴로워지는 겨드랑이 다한증 환자 김모씨와 만성 편두통에 시달리는 김씨의 누나가 함께 종합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피부과에서, 김씨의 누나는 신경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두 사람에 대한 치료법은 같았다. 바로 '보톡스 주사'였다. 흔히 미용·성형용으로 알려진 보톡스(보툴리눔 톡신)는 현재 다양한 질병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보톡스를 치료에 쓰는 질병들과 보톡스 시술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알아봤다.
보톡스, 어떤 질병에 쓰일까?
원래 보톡스는 뇌성마비나 사시 치료용으로 개발됐다. 현재는 미용 목적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요실금, 편두통, 다한증, 탈모, 치질, 비만, 비염, 턱관절 장애 등으로 치료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성모병원은 세계 최초로 난치성 고혈압 환자에 대한 보톡스 치료 성공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치과의 미용 보톡스 시술'을 둘러싸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몇몇 시술이 겹치기는 하지만, 진료과별 대표적 보톡스 치료는 다음과 같다.
우선, 대부분의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시술은 거의 비슷하다. 이마, 눈가, 팔자 주름 개선을 위해 보톡스를 쓴다. 목 뒤의 승모근 및 종아리 근육을 풀어주는가 하면, 액취증이나 다한증에도 적용한다. 사각턱으로 인한 얼굴 윤곽 개선에도 보톡스 시술이 이루어진다. 치과에서도 턱관절 치료에 보톡스를 사용하는데, 과도한 턱근육 긴장으로 인한 이갈이에도 쓴다. 재활의학과는 뇌성마비나 뇌졸중으로 인한 마비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한다. 비뇨기과는 요실금·과민성 방광, 안과는 사시·안검경련 환자에게 보톡스 시술을 한다. 신경과는 약물치료 효과가 없는 만성 편두통 환자에게 보톡스 주사를 놓는데, 통증 유발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막아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
보톡스 시술, 중단하면 더 나빠질까?
보톡스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은 주사가 어느 정도 아픈지 궁금해 한다. 따끔한 정도이지만 환부에 여러 번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톡스 시술을 할 때는 주로 마취 연고를 이용하거나 '얼음 마취'를 통해 감각을 잠시 차단시킨 뒤 주사를 놓게 된다. 시술 시간이 짧아서 고통은 크지 않지만, 시술 후 수일간은 뻑뻑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보톡스를 맞을 때 별로 따갑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다. 보톡스는 원액을 생리식염수에 일정 비율로 섞어서 주사하는데, 아프지 않으면 너무 묽게 희석했다는 뜻이다.
단, 보톡스는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으로 근본적 치료법은 아니다. 또한 소아마비 환자와 뇌졸중 후유증으로 생긴 경직을 풀어주는 경우, 과민성 방광 등 일부에만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비싼 시술을 3~6개월 주기로 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길게 치료를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보톡스 치료를 중단한다고 해서 시술 전보다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문희수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는 "3개월에 한번인 편두통 보톡스를 3번 이상 시술한 경우, 회차를 거듭할 수록 통증 빈도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면서 보톡스의 '예방 효과'를 간과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한 보톡스 성분에 대한 항체가 생겨 투여량이 늘고 약효가 줄어들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는데, 이 교수는 "보톡스 내성에 대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보톡스는 특정 제약사의 상품명이고 의학적인 성분명은 '보톨리눔 톡신'인데, 보톨리눔 톡신은 다양한 타입이 있어서 내성이 생기면 다른 타입을 사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문교수도 "편두통 치료에 있어서 보톡스 내성에 대한 보고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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