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은 여러차례 불운에 고개를 떨궜다. 호투를 펼치고도 타선이 침묵해 승수를 쌓지 못했다. 지난 25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0경기에 등판해 1승(6패).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성적이다. 이 기간 경기당 평균 득점지원이 2점대에 그쳤다.
최근에는 양현종 스스로 버텨내지 못했다. 지난 5월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4⅔이닝 7실점,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패전을 떠안았다. 이전 8경기에서 7차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던 그 양현종의 모습이 아니었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이전과 달리 22세 젊은 포수 한승택이 마스크를 쓰고 양현종과 호흡을 맞췄다. 경찰을 거쳐 지난해 말 복귀한 한승택이 올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분위기를 바꿔보고자하는 코칭스태프의 의도가 있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끝내 시즌 2번째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수비 실책으로 울다가, 상대 실책으로 웃기도 했지만, 승리의 행운은 찾아오지 않았다.
초반부터 고전했다. 1회말 4안타를 내주고 1실점. 1사 2루에서 정성훈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히메네스, 이병규가 연속 안타를 때려 1사 만루. 빠른 공, 변화구 모두 가운데로 몰렸다. 직구가 최고 시속 149km까지 찍혔는데,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었다. 다행히 대량 실점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해 어렵게 첫회를 넘겼다. 2회말 1사 2루 위기를 넘겼고, 3회말에도 선두타자를 안타로 내보냈지만 무실점으로 마쳤다.
그런데 LG 선발 이준형이 4회초 갑자기 흔들렸다. 1사후 연속안타에 볼넷, 폭투로 1-1 동점. 이어진 1사 2,3루에서 KIA 벤치는 스퀴즈를 선택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KIA 8번 한승택의 투수 앞 번트 타구를 이준형이 달려들어오다가 놓쳤다. 쉽게 처리할 수도 있었는데, 서두르다가 실책을 했다. 이 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3-1 역전. 단번에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 갔다.
4회말 또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1사 1,2루에서 오지환이 땅볼 타구를 KIA 유격수 강한울이 놓쳐 만루가 됐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정주현이 3타점 싹쓸이 3루타, 정성훈이 좌익수쪽 적시 2루타를 때렸다. 5-3 LG의 역전.
반전은 계속됐다. 6회초 연속 안타로 1사 2,3루. LG 세번째 투수 김지용의 폭투로 KIA는 1점을 따라갔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신승현을 상대로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6-5, 재역전에 성공했다. 양현종은 6-5로 앞선 7회 교체됐다. 6이닝 10안타 5실점(1자책).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길은 멀고 험했다. .
이번엔 야수 실책과 불펜 난조가 앞을 가로막았다. 7회말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땅볼 타구를 3루수 이범호가 놓쳤다. 이 실책이 6-6 동점으로 이어져 양현종의 승리도 날아갔다. 양현종으로선 강한울과 이범호의 수비 실책이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
양팀은 연장 12회, 5시간이 넘는 승부를 펼쳤으나 6대6으로 비겼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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