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첫 유럽 원정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아레나에서 가진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전을 0-3로 뒤진채 마쳤다. 이날 경기서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압박으로 스페인의 공격을 잘 차단하는 듯 했다. 그러나 전반 30분부터 38분까지 8분 간 3실점을 하며 무너지면서 '세계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황의조를 원톱 자리에 놓고 손흥민 지동원 남태희를 2선에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엔 기성용 한국영, 포백 라인에는 윤석영 김기희 홍정호 장현수가 섰다. 골문은 김진현이 지켰다. 한국전을 하루 앞두고 유로2016 최종명단을 발표했던 비센테 델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알바로 모라타를 최전방에 세운 가운데 다비드 실바와 놀리토를 좌우에 놓는 스리톱을 들고 나왔다. 중원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세스크 파브레가스, 브루노 소리아노가 섰고, 포백 자리엔 세자르 아즈필리쿠에타와 헤라르드 피케, 마르크 바르트라, 헥토르 베예린이 나섰다. 골키퍼 자리엔 이케르 카시야스가 배치됐다.
공격적인 시도는 괜찮았다. 한국은 좌우 측면 오버래핑과 윙어들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활로를 개척했다. 눈에 띈 것은 전방 압박이었다. 전반 7분 윤석영과 남태희가 좌우 측면에서 상대 패스를 커트해 역습 찬스를 만들어 마무리까지 이어진 장면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중앙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효과가 반감됐고, 스페인 수비진과의 1대1 상황에서 잇달아 볼을 빼앗기는 등 아쉬움을 드러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내내 무실점을 기록했던 수비라인에서의 아쉬움이 컸다. 이날 포백라인은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전개된 스페인의 전진패스에 잇달아 공간을 내줬다. 특히 풀백-센터백 자리의 빈 공간이 여지없이 무너지면서 실점 위기가 잇달아 발생했다. 전반 30분 실바에게 왼발 프리킥골로 실점한 지 1분 만에 장현수-김진현 간의 소통 미스로 파브레가스에게 허무하게 실점한 장면은 분명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전반 38분에도 침투패스를 막지 못하면서 놀리토에게 세 번째 골까지 내준 부분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역대전적 2무3패,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4위(한국)와 6위(스페인)라는 무게감이 확연했다. 그러나 슈틸리케호에게 중요한 것은 스페인전 결과가 아닌 내용이다. 후반전에는 슈틸리케 감독의 말대로 '한국 축구의 강점'을 보여줘야 할 차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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