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과 1대1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고원준(두산 베어스)이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고원준은 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5이닝 3안타 1실점하며 팀의 4대1 승리를 이끌었다. 7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2개, 삼진이 4개였고 맞혀 잡는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예상치 못한 등판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앞서 "고원준을 일요일(5일) 내보낼 수 있다"고 했고, "불펜 자원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선발로 예정된 더스틴 니퍼트가 등 담증세를 호소하면서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랐다. 주중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진야곱과 이현호가 등판했기에 고원준 밖에 던질 수 있는 자원이 없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실점 장면은 3-0으로 앞선 5회뿐이었다. 그는 2사 후 고메즈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최승준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2사 1,2루. 후속 김상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투심 패스트볼을 몸쪽으로 잘 붙였는데, 그 공을 김상현이 기술적으로 밀어쳤다. 3-1. 하지만 박재상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6회부터는 오른손 불펜 윤명준에게 바통을 넘겼다.
대체적으로 흠 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1회 3자 범퇴, 2회 안타 1개, 3회 1안타 1볼넷을 허용한 뒤 병살타, 4회 3자 범퇴, 5회 1실점이었다. 일단 선두 타자를 잡아내고 볼넷을 남발하지 않으면서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 직구 최고 스피드가 142㎞로 아주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커터 느낌의 슬라이더(29개) 투심(15개) 커브(6개) 체인지업(2개) 등 5가지의 구종을 효과적으로 던졌다. 박정원 구단주가 포수 뒤 쪽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모든 공들이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서 형성됐다.
고원준은 경기 후 "코칭스태프에서 3회만 막아달라고 주문하셨는데 던지다 보니 5회까지 등판할 수 있던 것 같다"며 "SK에 직구를 잘 치는 타자가 많다고 해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포수 세혁이 형의 사인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보직에 상관없이 잘 던지고 싶다"며 "두산이라는 팀이 타격에 강하고 수비가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편하게 던졌다"고 덧붙였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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