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의 또 다른 수확은 기성용(스완지시티) 없이 사는 법을 배웠다는 점이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고민은 기성용의 공백이었다. 기성용은 무릎 건염 이상에 시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기성용을 제외했다. 기성용은 말이 필요없는 슈틸리케호의 핵심 중 핵심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양한 실험을 하는 가운데서도 기성용의 이름만큼은 제외하지 않았다. 기성용은 탈아시아의 기량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주장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주세종(서울)과 정우영(충칭)을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패스가 좋은 두 선수가 기성용이 했던 플레이메이킹 역할을 나눠가지라는 뜻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주세종은 서울에서 보여준 살림꾼의 모습을 대표팀에서도 보여줬다. 스페인전에서 유일한 골을 넣으며 얻은 자신감이 그대로 투영됐다. 정우영은 터프한 수비 뿐만 아니라 폭넓은 움직임으로 중원에 힘을 불어넣었다. 두 선수가 무난히 뒷공간을 커버하며 윤빛가람을 비롯한 2선 공격수들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었다. 윤빛가람은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주세종-정우영 카드의 성공으로 기성용 없이 사는 법을 익혔다. 최종예선은 마라톤이다. 핵심 선수들이 부상, 징계 등의 이유로 제외될 수 있다. 그런면에서 기성용 없이 거둔 이번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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