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야구 잘하는 거 알고 있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 캠프 당시 박세혁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박철우 타격 코치의 아들이자, 신일중-신일고 후배이기도 한 우투좌타 포수. 김 감독은 "고등학교 때부터 (박)세혁이 이름을 들었다. 야무지게 게임하던 학생이었다"며 "원래 방망이 소질은 있었고, 지금은 수비도 많이 좋아졌다. 올해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세혁이 김 감독을 웃게 만드는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다. 그는 양의지가 왼 발목 부상으로 최소 2주간 자리를 비워야 하는 상황에서 주전 못지 않은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경기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외국인 투수 보우덴은 물론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한 고원준, '임시' 딱지를 달고 출격한 안규영까지. 모든 선발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박세혁은 6일 "그동안 (양)의지 형이 하는 걸 옆에서 많이 봤다. 당장 내만의 리드를 한다는 생각보다 의지 형이 하던대로 최대한 따라간다는 생각"이라면서 "양의지 형이 앉아 있는 느낌을 주는 게 내가 할 일이다"고 했다. 아울러 "확실히 도루를 저지할 때 기분이 좋더라. 지금은 타석에서보다 무조건 수비에 신경써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은 의지 형이 쉬는 날, 단 1경기만 준비하면 됐지만 이제는 매일 준비해야 한다. 그날 경기가 끝나면 더 철저히 복기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 팀 전력분석이 좋기 때문에 그 도움을 받아서 어떻게 상대 약점을 파고들지 연구해야 한다. 어떤 카운트에서 그 공을 던질지 등 투수와 많은 얘기도 필요하다"며 "지금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없기 때문에 한 번 부딪혀 보겠다. 내가 갖고 있는 기량을 저 곳(그라운드)에서 다 쏟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고려대 08학번 동기들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대학 시절 양승호 전 롯데 감독의 지도 속에 저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그는 윤명준(두산) 문승원 임치영(이상 SK) 황정립(KIA) 김상호(롯데) 등과 함께 2012년 프로에 뛰어 들었다. 최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김상호와 1루 베이스에서 농담을 주고 받는 모습도 포착됐는데, "와, 어떻게 변화구 사인만 계속 내냐"는 게 김상호가 박세혁에게 건넨 서운함이라고.
박세혁은 "올해 (김)상호가 아주 잘하고 있고 (윤)명준이도 아프지 않은 상태로 공을 던지고…. 친구들이 잘 되니 기분이 좋고 자극도 된다.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며 "의지 형이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미안하다. 열심히 해라'고 했다. 의지 형 공백 느껴지지 않게 정말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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