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날까지만해도 그들은 은근히 깔보고 있었다. 하지만 24시간 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의 표정은 180도 바뀌어 있었다.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본 체코 축구가 충격에 빠졌다.
체코와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있던 4일 낮(현지시각) 프라하 에덴아레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지 취재진은 4~5명 정도. 그마저도 심드렁했다. 이미 체코 취재진은 한국이 스페인에게 1대6으로 대패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체코는 유로 2016 첫 경기에서 스페인과 상대한다. 한국과의 대결은 스페인전을 가늠할 간접적 기준일 수 있었다. 하지만 크게 패하고 온 팀이기에 별 관심이 없었다. 일부 현지 취재진은 "체코의 스폰서는 현대자동차다. 한국의 스폰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경기가 성사된 것 아니냐. 약팀과의 경기는 큰 실효성이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또 "한국의 축구는 현재 유럽의 축구와는 거리가 멀다"는 조롱 섞인 말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4시간 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한국의 2대1 승리. 깜짝 결과에 한국 선수들, 그리고 취재진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몇몇 취재진은 "석현준이 왜 포르투에서 많이 뛰지 못하나"나 "윤빛가람의 소속팀은 어떤 팀인가"라는 등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
현지 취재진은 자국 선수들에게도 한국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체코의 에이스 토마시 로시츠키는 "한국 축구는 저돌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세계적인 수문장 페트르 체흐도 "두 골은 모두 대단했다"면서 "한국은 우리가 볼을 잡기 힘들만큼 압박을 해왔다"고 혀를 내둘렀다.
취재진은 이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국 축구에 대한 기사를 썼다. 체코 언론 악투알네는 '강남스타일로 나선 한국축구, 체코를 약탈'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이 매체는 '한국과 평가전은 유로 2016을 앞둔 체코 대표팀에 역효과를 줬다'고 설명했다.
티스칼리는 '한국의 윤빛가람은 체흐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훌륭한 프리킥을 넣었다'고 했다. 석현준에 대해서도 '쓰나미처럼 득점을 터뜨렸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프라하(체코)=이 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bbadag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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