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가 30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72.4g으로 전년보다 3.3% 줄었다. 보통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이 100∼120g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공깃밥 2그릇도 먹지 않는 셈이다. 지난 1985년에는 한 사람이 한해 128.1㎏의 쌀을 소비했다. 그러던 것이 30년 만인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62.9㎏으로 떨어졌다. 대신 보리와 밀, 잡곡류, 콩류 등 기타 양곡의 한해 소비량은 8.8㎏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쌀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다이어트 때문이다. 보통 밥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 중에는 탄수화물이 든 밥을 먹지 않아 효과를 봤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반드시 적당량을 섭취해야 하는데 탄수화물만 너무 먹지 않으면 다른 영양소 섭취를 막아 오히려 신체리듬이 깨진다는 것. 특히 밥을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소화 시간이 길고 포만감을 줘 체중 조절에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쌀 소비가 줄고 있는 반면 생산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은 432만7000t으로 2009년(492만t)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양곡창고마다 쌀이 수북이 쌓였다. 지난 2월 기준 국내 쌀 재고량은 183만t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권장하는 적정 재고량(80만t)의 2.3배에 달한다.
재고가 늘어나는 만큼 쌀값은 하락세다. 민간연구단체인 GS&J가 조사한 지난달 25일 산지 쌀값은 80㎏당 14만4000원으로 작년 같은 날 15만9000원보다 9.5% 낮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재고를 줄이기 위해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묵을 쌀을 가공용이나 가축사료로 활용하는 수급안정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런 조치로는 쌀 시장이 안정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어 정부에서 국민을 상대로 밥을 더 먹자고 홍보를 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의 아침밥 먹기를 응원하기 위해 '내일의 아침밥'이라는 초간편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식품영양학 교수와 요리전문가 등이 참여해 만든 이 레시피는 손쉬우면서도 맛과 영향을 고루 갖춘 한 끼 식사라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쌀 박물관' 웹사이트(www.rice-museum.com)에서 확인할 수 있고, 원할 경우 메일링 서비스도 해준다. 지난달 기준 6만여명의 국민이 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여기에 식감이나 맛에 대한 기호가 형성되는 시기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쌀 중심의 식습관을 길들이기 위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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