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품격이 빛난 하루였다.
말그대로 미친 존재감이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레알 마드리드)는 어깨 부상이 거짓말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다. 클린트 뎀프시(시애틀 사운더스)도 원맨쇼를 흔들리던 미국을 구해냈다.
콜롬비아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파사데나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대1 승리를 거뒀다. 로드리게스는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콜롬비아는 2연승으로 8강행을 확정지었다.
이 경기를 앞두고 가장 큰 화제는 로드리게스의 출전여부였다. 로드리게스는 4일 미국과의 개막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는 등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지만 후반 28분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아웃됐다.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큰 부상은 아니지만 파라과이 출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 콜롬비아 언론은 최악의 경우 8강전부터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좋은 선수들이 즐비한 콜롬비아지만 '에이스' 로드리게스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1차전에서 미국에 2대0 완승을 거뒀지만 파라과이전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8강행 여부가 불투명했다. 더욱이 파라과이는 코파아메리카만 오면 펄펄 나는 팀이다.
모든게 연막이었다. 깜짝 선발 출전한 로드리게스는 경기를 지배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로드리게스는 전반 11분 정확한 왼발 코너킥으로 카를로스 바카의 헤딩골을 도운데 이어, 29분에는 에르윈 카르도나가 내준 볼을 받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두번째 득점을 만들어 냈다. 이 후에도 예리한 왼발 킥과 예측하지 못할 움직임으로 수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파라과이는 후반 26분 빅토르 아얄라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로드리게스 한명을 막지 못하며 패배의 눈물을 흘렸다.
미국은 같은 날 시카고 솔져 필드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A조 2차전에서 4대0 대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콜롬비아에 완패한 미국은 가장 절실한 순간 에이스의 맹활약으로 기사회생했다. 콜롬비아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뎀프시가 1골-2도움을 올렸다. 전반 9분 바비 우드가 만들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뎀프시는 전반 36분 저메인 존스, 전반 41분 우드의 골을 도왔다. 후반 42분 그래엄 주시의 골까지 묶은 미국은 대승을 거뒀다. 되도록 많은 골이 필요했던 미국은 뎀프시를 앞세워 8강행 불씨를 살렸다. 에이스의 힘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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