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첫 완봉승에 5회 울렁증까지 넘겼다면….
kt 위즈의 복덩이 주 권이 다시 한 번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주 권은 8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 팀의 5대4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최강팀 두산을 상대로 7일 1대9 대패하며 연패 분위기에 빠질 수 있었던 kt는 주 권의 호투 속에 승리를 거두며 한숨 돌렸다. 만약, kt가 이날 승리하지 못했다면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꼴지 한화 이글스에 승차 없이 따라잡힐 뻔 했다.
주 권은 올시즌 kt의 희망이다. kt는 두산 베어스에서 어느정도 1군 경험이 있던 정대현을 제외하고, 주 권-엄상백-정성곤 신예 선발 키우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엄상백과 정성곤이 선발로서 한계를 드러내며 중간 탈락하고 말았다. 그나마 위안이었던 것이, 처음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지도 못했던 주 권이 안정감있는 투구로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는 점이었다.
주 권도 위기는 있었다. 초반 등판 경기 잘 던지다가도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는 5회만 되면 흔들리며 경기를 망치거나, 조기 강판당했기 때문. 첫 승리 기회를 5회에 날리자, 어린 선수가 다음 경기 비슷한 상황에서도 큰 부담을 느껴버리게 된 것이다.
이럴 때 돌파구는 승리 뿐. 주 권은 스스로 아픔을 이겼다. 지난달 2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구단 창단 후 1군 첫 완봉승 투수로 이름을 남기며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마음의 짐을 던 주 권.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상승세를 이었다. 그리고 8일 두산전에서 두 번째 승리를 거뒀다.
의미가 있었다. 5회 울렁증을 극복했다. 주 권은 경기 초반 4점의 득점 지원을 얻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5회 흔들리고 말았다. 에빈스-김재환-허경민에게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위기에서 박세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김재호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줬지만, 큰 위기를 2실점으로 넘길 수 있다는 희망에 힘이 났다. 최근 잘치는 박건우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그렇게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자 타선 선배들이 5회 곧바로 1점을 추가해주며 주 권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5회 위기를 넘긴 것도 기쁜데, 상대가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두산이었기에 주 권의 자신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하나하나 자신에게 주어졌던 숙제를 풀어가고 있는 주 권. 앞으로도 꾸준한 활약이 전망된다. 주 권은 평균 직구 스피드가 140km 초반대로 그리 빠르지 않다. 하지만 이 직구의 제구가 낮게 깔리는 큰 장점이 있다. 기본 제구가 되는 스타일이기에 경기력에 큰 기복이 없다. 원래 고교 시절부터 제구는 좋았던 투수인데,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공에 힘을 싣는 법까지 배워 위력이 더해졌다.
최근 kt 경기들을 보면, 외국인 투수들보다 주 권이 선발 등판하는 날이 더욱 기대가 된다. 그만큼 코칭스태프, 동료,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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