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호지슨 감독은 보수적인 스타일이다.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지만 결정적인 순간 승부수를 띄우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 호지슨 감독이 이번 유로2016을 앞두고 파격적인 변화를 택했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중용하는 파격 엔트리를 내세웠다. '어쩌면'하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예선에서 10전 전승을 거둔 호지슨 감독이 이번만큼은 승부사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역시나'였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각) 프랑스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유로2016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호지슨 감독의 말처럼 '패배 같은' 무승부였다. 잉글랜드는 후반 28분 다이어의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경기 종료직전 베레주츠키에 헤딩골을 내주며 승리를 얻지 못했다.
경기 시작만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잉글랜드는 패싱 게임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루니-다이어-알리가 중심이 된 미드필드진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진이었다. 케인-스털링-랄라나 스리톱은 결정력에서 문제를 보였다. 스털링은 개인 플레이를 일관했고, 랄라나는 마무리가 아쉬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케인은 단한차례의 유효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그러나 호지슨 감독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벤치에 바디, 스터리지, 래쉬포드 등 득점력이 있는 특급 조커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지슨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심지어 교체카드가 한장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잉글랜드는 또 다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본선 첫 경기에서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승리했더라면 달라질 수 있었지만 이번 무승부로 선수들과 감독 모두 '이번에도 안되나'하는 불안감과 실망감을 얻게 됐다. 호지슨 감독의 보수적인 선택이 만든 결과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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