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응답하라'의 저주에 걸린걸까.
SBS 수목극 '딴따라'가 16일 종영했다. '딴따라'는 대한민국 최대 가수 엔터테인먼트인 KTOP 이사이자 현 대한민국 가장 찌질한 신생 기획사 망고엔터테인먼트 대표 신석호(지성)의 성공담을 그린 드라마다. 혜리(걸스데이)는 이 드라마에서 정그린 역을 맡아 생애 첫 지상파 여주인공에 도전했다. 정그린은 한마디로 '동생 바라기'다. 동생 하늘(강민혁)을 위해 대학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이후 신석호를 만나면서 노래 잘하는 동생의 가수 데뷔를 위해 매니저로 전향, 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극중 인물 간의 연결고리가 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핵심 캐릭터였지만 결과물이 썩 흡족하진 않은 듯 하다.
우선 연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연기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발성과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또 감정 연기도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평도 있다. 정그린 캐릭터 자체가 씩씩한 캔디 소녀라고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 연기톤이 달라져야 하는 법인데 초지일관 '밝고 명랑함'만을 내세우다 보니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전작 tvN '응답하라 1988' 속 성덕선 캐릭터를 전혀 지워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응답하라 1988'의 성덕선과 '딴따라'의 정그린은 캐릭터 성격 자체가 상당히 비슷하다. 그래서 어떻게 차별점을 둘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성덕선과 정그린 간의 차이를 느낄 순 없었다. '혜리=성덕선=정그린' 공식이 성립됐다. 일각에서는 벌써 '응답하라'의 저주가 시작됐다거나, '서포모어 징크스'라는 얘기도 나온다. 캐릭터 고착화를 우려하는 것이다.
다만 가능성만은 입증했다. 혜리의 최장점은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신인 연기자, 혹은 걸그룹 출신 멤버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화면에서 예뻐보이려 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카메라를 의식하며 본인의 비주얼에 신경쓰다 보니 캐릭터와 상황에 대한 전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혜리는 이런 시행착오는 겪지 않았다. 이미 무수한 에능 프로그램에서 털털한 매력을 발산하며 '얼굴 막 쓰는 아이돌' 반열에 올랐던 혜리였던 만큼, 망가짐도 불사하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선보이려 했다. 그래서 그런 노력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어쨌든 '딴따라'는 결국 마지막까지 시청률 10% 고지를 넘지 못한채 씁쓸하게 퇴장했다. '딴따라' 후속으로는 김아중 지현우 엄태웅 등이 출연하는 '원티드'가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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