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족화, 아파트형 문화는 한국인의 구이문화를 스테이크 문화로 서서히 바꿔나가고 있다.
온 가족이 불판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기름을 얼굴에 묻혀가며 즐기던 풍경에서, 오븐에 구워 개인 접시위에 올리고 된장대신 서양식 소스를 부어서 가위대신 칼질을 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냉장 보관시설이 없던 예전에는 소고기를 보관할 때 건조시켜 육포로 만들거나 볏짚이나 헝겊에 싸서 온도가 낮은 동굴에 장시간 고기를 보관했다. 건조숙성육(Dryaging)은 새로운 개발상품이 아닌 전통적인 방식으로 전해져 내려온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인 셈이다.
임치호 인터넷 정육점 아이홈미트 대표는 "'소고기는 썩기 직전이 가장 맛있다'라는 말은 도축하고 하루가 지나면 사후강직(모든 근육의 조직이 경직되는 현상)이 생기는데 이런 사후강직은 2~10℃에서 3~10일 동안 보관해야만 풀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양인들은 고기가 주식이기 때문에 근내지방(마블링)이 적은 소고기를 선호한다. 때문에 한국과 달리 마블링이 적고 육량이 많은 소고기가 최고의 등급으로 유통된다. 하지만 지방이 적은 소고기는 식감이 질기기기 때문에 건조숙성방식으로 짧게는 30일에서 길게는 100일 이상 고기를 통째로 숙성시켜야 스테이크로 먹을 때 맛있다.
최근 집밥 열풍으로 인해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스테이크 요리를 집에서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요리도구들과 레시피가 다양해 졌다.
임 대표는 "식생활의 변화에 발맞춰 구이로 각광받던 등심, 채끝, 부채살, 안심 등이 최근에는 티본(안심과 채끝부위가 T자 뼈를 중심으로 붙어있는 부위)이나 엘본(등심부위에 갈비뼈가 붙어진 L자 형태의 부위)등으로 변형돼 각광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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