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님과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 지난 5년간 많은 사연이 있었다. 헤어짐이 아닌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다. 우리는 언젠가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최용수 감독)
"최용수 감독은 한국 축구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만나지 않겠나. 이번에도 서울과 좋은 경기를 했다. 최용수 감독과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황선홍 감독)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최종 38라운드, 서울과 포항이 붙었다. 팀과 재계약을 포기한 황 감독의 고별전이었다. 공교롭게도 최 감독과 만났다. 결과는 포항의 2대1 승리. 경기 뒤 두 감독은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리고는 다시 만날 '운명'이라고 했다.
그 '운명'이 이렇게 이어질 줄은 몰랐다. 화끈한 라이벌, 끈끈한 선후배가 FC서울이란 끈으로 엮였다. 정말 질긴 인연이다.
현역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경쟁했다. 1990년과 2000년대 초반까지 자웅을 겨뤘다. 그러다 2011년부터 지도자로 만났다. 황 감독은 포항, 최 감독은 FC서울 지휘봉을 잡았다. 최 감독은 감독 대행이었다.
둘이 쌓아올린 업적은 화려했다. 황 감독은 2012년 FA컵 우승, 2013년 더블(K리그 클래식, FA컵 우승)을 달성했다. 최 감독은 2012년 K리그 우승,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2015년 FA컵 우승을 거머쥐웠다. 당연히 길목마다 맞닥뜨렸다. 두 감독의 라이벌전은 언제나 '핫이슈'였다.
리그에서는 황 감독이 앞섰다. 8승5무5패로 우위였다. 하지만 타이틀이 걸리면 최 감독이 힘을 냈다. 2014년 ACL 8강, FA컵 16강전에서는 최 감독이 웃었다. 특히 8강 2차전과 FA컵 16강전에서는 무승부 뒤 승부차기로 승부가 갈렸다. 그만큼 둘의 대결의 접전이었다. 2015년에는 FA 8강전에서 만났다. 최 감독이 2대1로 미소를 지었다. 그 기세로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황 감독의 고별전에서 최 감독은 박수를 쳐줬다. 이번에는 최 감독이 떠난다. 그 뒷자리를 황 감독이 채운다. 무슨 '운명의 장난' 같다. 확실한 건 둘은 또 어떻게든 만날 '운명'이라는 사실이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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