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선발이 어울리는 자리였다.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이 이적 후 첫 선발등판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노경은은 22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4안타를 맞고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노경은의 호투를 발판삼아 18대5의 대승을 거뒀다. 노경은이 승리투수가 된 것은 지난해 5월 16일 KIA전 이후 처음이며, 선발승은 2014년 7월 1일 KIA전 이후 약 2년만이다.
경기 전 조원우 감독은 "오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돼도 내일 경기에 노경은을 내보낼 것이다. 어차피 선발로 데려온 투수인데 순서가 자꾸 밀리면 좋지 않다"면서 "오늘은 투구수를 80~100개까지 보고 있는데, 자신있게 던지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노경은은 지난달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둥지를 옮겼다. 불펜피칭과 2군 등판을 거쳐 지난 14일 1군에 오른 노경은은 두 차례 구원 등판에서 2⅓이닝 7안타 5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하지만 어차피 정해진 보직은 선발. 노경은의 선발 투입 시점을 고민한 끝에 조 감독은 이날 KIA전을 선택했다.
첫 선발등판 치고는 나쁘지 않은 투구였다. 출발은 불안했다. 3-0으로 앞선 1회말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선두 신종길에게 146㎞짜리 높은 직구를 던지다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노경은은 김호령에게도 145㎞ 직구를 가운데로 뿌리다 좌측 2루타를 내주고 첫 실점을 했다. 이어 김주찬을 땅볼로 유도했으나, 유격수 문규현이 잡았다 놓치는 실책을 범해 무사 1,3루가 됐다. 이어 이범호의 땅볼 때 3루주자 김호령을 잡고, 필을 133㎞짜리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하지만 2사 2,3루서 서동욱 타석때 폭투를 범해 다시 한 점을 허용했고, 곧바로 서동욱은 포크볼로 삼진 처리했다.
2회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선두 나지완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백용환 고영우 신종길을 모두 범타로 막아냈다. 3회에는 11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하지만 4회 투구는 힘겨웠다. 선두 필을 볼카운트 2B2S에서 사구로 내보낸 것이 아쉬웠다. 서동욱에게는 풀카운트에서 던진 133㎞ 슬라이더가 우전안타로 연결돼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대타 이홍구와 백용환을 연속 플라이로 제압했다. 그러나 대타 김주형에게 142㎞짜리 직구를 가운데로 꽂다 좌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고 추가 2실점했다.
4회까지 투구수는 80개.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김호령 김주찬 이범호을 상대로 9개의 공을 던져 모두 범타 처리하며 선발승 요건을 완성했다. 투구수는 89개였고, 볼넷 없이 사구 2개와 삼진 4개를 각각 기록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6㎞까지 나왔고, 주무기인 포크볼을 비롯해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도 다양하게 구사했다.
이날 노경은은 공격적인 피칭과 과감한 몸쪽 승부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투구수 90개 이상을 무리없이 던질 수 있음을 알렸고,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도 여전함을 보여줬다. 노경은이 첫 선발 등판서 제몫을 해줌에 따라 롯데의 로테이션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노경은은 경기 후 "우리 중간 투수들이 많이 힘든 상황이라 선발이라는 생각보다는 첫 번째 나오는 투수로 최대한 길게 던진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오늘 과감한 몸쪽 승부가 주효했던 것 같다"며 "KIA전에 강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상대적인 것 같다. 팀의 반등을 위해서 준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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