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우완선발 송은범이 호투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1이닝 만에 3점을 내준 뒤 강판됐다.
송은범은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지난 21일 창원 NC전에서 6⅓이닝 동안 4안타(1홈런) 2볼넷 6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따낸 뒤 로테이션 일정에 따라 5일만에 다시 선발 중책을 맡았다. 당시 파죽의 15연승을 거둔 NC를 상대로 호투한 터라 이날 롯데전에도 기대감이 높았다. NC전 투구수도 97개라 체력적으로 큰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송은범은 1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1회초 롯데 선두타자 손아섭과 후속 김재유를 연속 삼진으로 잡을 때만 해도 구위와 제구력이 나쁘지 않은 듯 했다.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왔다. 손아섭은 볼카운트 2B2S에서 패스트볼(147㎞)을 바깥쪽 꽉찬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스탠딩 삼진을 잡았고, 김대유는 1B1S에서 2개의 슬라이더로 연속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이후에 갑작스럽게 제구가 안됐다. 김문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고, 황재균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김문호-황재균을 상대하며 연속 6개의 볼을 던졌다. 포수 차일목은 패스트볼이 계속 존에서 벗어나자 변화구(슬라이더)를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송은범은 2사 후 연속 볼넷으로 1, 2루를 허용한 뒤 5번 박종윤에게 초구로 던진 패스트볼(146㎞)이 한복판에 몰리며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이후 송은범은 강민호를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겨우 1회를 마쳤다. 투구수는 20개였다.
이게 이날 송은범의 마지막 투구였다. 2회초가 시작되자 한화 벤치는 마운드에 심수창을 올리며 모처럼 퀵후크를 가동했다. 송은범의 몸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니다. 밸런스가 무너져 제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빨리 교체해준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날이 휴식일인 월요일이라 이날 불펜진을 총동원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실점을 막고 역전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퀵후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송은범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심수창이 더 많은 실점을 하고 말았다. 심수창은 2회에만 6안타 1볼넷으로 무려 5점을 허용했다. 투구수는 42개나 됐다.
그렇다면 1회초 첫 두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한 송은범은 왜 갑자기 제구력이 무너졌을까. 일단 부상 때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투수들이 간혹 투구 도중 손가락 끝에 물집이 잡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아니었다.
다만, 송은범이 마운드에 있을 때 돌발 상황이 한 번 나오긴 했다. 굳이 변수를 찾자면 이 상황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1회초 1사후 김재유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합의 판정이 이뤄졌는데, 이로 인해 투구 리듬이 흔들렸을 가능성도 있다.
김재유는 1B2S에서 4구째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했다. 그리고 원바운드된 공을 잡은 차일목이 가볍게 터치해 아웃시켰다. 그러나 김재유는 헛스윙이 아닌 파울이라고 주장했고, 롯데 벤치는 합의 판정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오후 5시1분부터 4분까지 3분간 합의 판정이 이뤄졌고, 결국 원심대로 헛스윙 아웃이 인정됐다. 3분간의 투구 공백. 과연 이것이 송은범의 투구 리듬과 밸런스를 무너지게 했을까. 확실히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것 말고는 송은범의 투구 리듬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랄 게 딱히 없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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