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파란은 없었다.
조용한 반란을 꿈꾸는 팀들이 있었다.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두 팀은 유로2016 조별리그에서 기대 이상의 탄탄한 경기력으로 유수의 강호들을 긴장시켰다.
슬로바키아는 조별리그 B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 무대를 밟았다. 당시 웨일스와의 1차전에서는 1대2로 패했지만 잉글랜드와의 최종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마렉 함식(29·나폴리)을 중심으로 펼치는 끈끈한 중원이 강점으로 꼽혔다.
헝가리는 더 큰 기대를 모았다.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아이슬란드와 F조였던 헝가리는 1승2무로 조 선두를 차지했다. 특히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백미였다. 한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 공격 축구를 구사했다. 비록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에게 2골을 허용하며 3대3 무승부를 거뒀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세간의 예상을 깨고 16강에 오른 두 다크호스. 하지만 높은 벽을 절감한 채 조용히 대회를 마감했다.
슬로바키아는 27일(한국시각)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독일을 상대했다. 독일은 전성기에 비해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슬로바키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처참하게 무너졌다. 독일의 강력한 압박과 빠른 측면 침투에 속절없이 당했다. 무기였던 중원 조직력도 독일 앞에서 산산조각 났다. 슬로바키아는 전반 8분만에 독일의 제롬 보아텡에게 첫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 전반 43분 율리안 드락슬러의 패스를 받은 마리오 고메즈에게 추가골을 헌납했다.
0-2로 시작된 후반. 슬로바키아가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오히려 쐐기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18분 드락슬러의 멋진 오른발 발리 슈팅에 완전히 무너졌다.
헝가리의 거침 없던 도전도 마침표를 찍었다. 화제를 불러모았던 마자르 군단. 마지막 순간은 초라했다. '황금 세대'로 무장한 벨기에에 0대4로 무릎을 꿇었다.
벨기에에 맞선 헝가리는 무기력했다. 헝가리는 시종 벨기에의 현란한 패스 플레이와 개인기에 끌려다녔다. 초반부터 패색이 짙어졌다. 전반 10분 토비 알데르바이럴트의 헤딩 슈팅에 선제골을 내줬다. 그나마 헝가리는 집중력을 발휘해 전반을 0-1로 마쳤다.
이어진 후반. 악몽이 헝가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헝가리는 후반 33분과 34분 미키 바추아이와 에덴 아자르에게 연거푸 소나기골을 허용했다. 끝이 아니었다. 후반 추가시간 야닉 카라스코에게도 실점을 허용하며 제대로 혼쭐이 났다.
당초 북아일랜드, 아일랜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은 나란히 16강에 올라 '언더독의 반란'을 꿈꿨다. 하지만 꿈이 악몽으로 변하는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팀 모두 16강 전에서 쓴 잔을 마신 채 짐을 싸고 말았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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