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은 KBO리그에서 가장 큰 구장이다. 중앙 126m에 좌-우 100m로 홈에서 펜스까지 가장 멀다. 특히 타자들이 홈런을 많이 치는 좌중간-우중간이 깊어 홈런을 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잠실구장을 쓰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선수가 홈런왕이 된 경우는 지난해까지 1995년의 김상호(OB·25개)와 1998년 타이론 우즈(두산·42개) 등 단 두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올해는 잠실에서 홈런 보는 맛이 쏠쏠하다. 잠실에서 열린 70경기서 95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1.4개의 홈런을 볼 수 있다. 두산이 32개, LG가 24개의 홈런을 때려내 확실히 주인 노릇을 했다.
역대 한시즌 잠실구장 최다 홈런의 주인공은 역시 우즈다. 우즈는 당시 한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인 42개의 홈런을 친 1998년 잠실에서만 24개의 홈런을 쳤다. 우즈가 잠실이 아닌 다른 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면 50개도 넘겼을 것이란 얘기가 있을 정도로 우즈의 홈런페이스는 무시무시했다. 우즈는 39홈런을 기록한 2000년에도 22개의 홈런을 잠실구장 담장 밖으로 넘겼다. 우즈는 98년부터 2002년까지 총 174개의 홈런을 쳤는데 이중 잠실에서 91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올시즌 LG의 히메네스가 우즈에게 도전장을 냈다. 히메네스는 28일 현재 19개의 홈런을 쳐 홈런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LG 타자가 홈런 5위 이내에 들어간 경우는 지난 2010년 조인성(현 한화)이 28개의 홈런으로 3위에 오른것이다. 히메네스가 친 19개의 홈런 중 잠실에서 친 게 11개다. 잠실에서 특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두산의 새로운 4번타자 김재환도 19개의 홈런으로 히메네스와 함께 홈런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두산과 LG 선수가 홈런 톰3에 함께 들어가 있는 것도 보기 쉽지 않은 장면이다. 김재환은 잠실에서 9개의 홈런을 때려내 올시즌 잠실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정도의 페이스로 간다면 히메네스의 경우 23개의 홈런을 잠실에서 기록할 수 있다. 우즈의 최다 홈런 기록인 24개에 근접하다. 김재환은 19개가 가능해 토종 선수로는 처음으로 잠실에서 20개 이상의 홈런을 노릴만하다.
둘이 벌이고 있는 홈런 싸움이 재밌으면서 즐겁다. 히메네스와 김재환 중 우즈의 아성을 뛰어넘을 자는 누가 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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