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이 내리고 있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한화 이글스의 선발 로테이션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장맛비 덕분에 정상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장마는 한화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천운'이다.
한화는 지난 주말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리그 최강팀인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3연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너무나 부담스러운 상대인데다 최근 탈꼴찌를 위해 투수진을 쏟아부은 터라 승리 확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게다가 선발 로테이션 또한 계속 꼬여가고 있었다.
하지만 1일과 3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한화는 자연스럽게 참사를 피해갔다. 2일 경기에서 1패만 떠안았다. 양 팀간의 전력차와 사기를 감안했을 때 3경기를 치렀다면 더 큰 참사가 나올 뻔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일단 한화는 이 시점에서 1차적으로 장맛비 덕을 봤다.
그런데 행운이 조금 더 이어질 듯 하다. 한화는 5일부터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원정 3연전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번 3연전이 모두 열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장마의 영향력이 지난 주말보다 더 커졌기 때문이다. 기세가 더 강해진 빗줄기가 주초부터 쏟아지고 있어 우천 취소경기가 발생할 확률이 대단히 크다. 4일부터 쏟아진 비는 5일에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6일 역시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의 강수확률은 80~90%에 달한다.
이렇게 장맛비의 영향으로 인해 우천 취소 경기가 늘어날수록 한화는 이득이다. 단단히 꼬여있는 선발 로테이션과 투수 운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송은범을 필두로 새 외국인투수 파비오 카스티요, 윤규진, 이태양 등 선발 투수들과 스윙맨인 장민재 심수창 등이 전부 타이트한 등판 간격에서 잠시 벗어나 힘을 비축하고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됐다.
전반기 마감 이전에 이렇게 투수진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는 건 팀에는 큰 호재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 "어차피 다른 팀도 다 마찬가지"라며 우천 취소로 인한 휴식 효과에 대해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듯한 말을 한적이 있다. 지난 1일 대전 두산전이 우천 취소된 이후다. 하지만 같은 우천 취소 휴식이더라도 팀이 처한 상황에 따라 생기는 효과의 크기는 전부 다를 수 밖에 없다. 애초부터 투수진이 안정적이고, 팀 성적도 좋은 팀이라면 우천 취소 휴식이 별로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최하위이자 선발과 불펜이 함께 무너져가던 한화는 엄청난 호재임이 틀림없다. 지금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한화 투수진에는 구원의 동아줄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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