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박건우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박건우는 6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손 맛을 봤다. 넥센 선발 피어밴드를 상대로 1회 볼넷, 2회 우익수 플라이를 기록한 뒤 4회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2-0으로 앞선 1사 1루에서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을 밀어쳐 시즌 11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풀카운트에서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고 타구는 110m 날아갔다.
두산은 이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끌고 갔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도 최고 시속 153㎞의 강속구를 앞세워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했다. 직구뿐 아니라 좌타자 몸쪽으로 던진 슬라이더 구위도 좋았다. 그는 주자가 나갔을 때 역시 빠른 퀵모션으로 도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클리닝타임이 끝난 직후 경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수비에서 나온 플레이 하나가 경기를 팽팽하게 만들었다. 우익수 박건우였다. 조명탑에 시야가 가려 순간적으로 타구를 놓쳤다.
상황은 이랬다. 니퍼트는 6회초 선두 타자 서건창을 볼넷으로, 고종욱에게는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2루 위기. 3번 김하성이 타석에 섰다. 니퍼트는 볼카운트 2B2S에서 바깥쪽으로 슬라이더를 던졌다. 그런데 몰렸다. 김하성이 나쁘지 않은 타이밍에 받아쳤다.
타구는 우익수 쪽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잘 맞았으나 박건우가 충분히 잡을 수 있을 듯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박건우가 주저 앉았다. 본능적으로 글러브를 갖다 댔으나 뒤로 빠졌다. 야구에서 흔히 말하는 불가항력적인 요소 조명탑. 서건창과 고종욱은 모두 홈을 밟았고 김하성은 3루까지 내달렸다.
니퍼트는 이후 윤석민의 유격수 땅볼 때 1점을 더 줬다. 4-3으로 앞선 7회에는 진야곱에게 바통을 넘겼으나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6회 이닝을 마친 뒤 박건우의 엉덩이를 두들겨줬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플레이라며 오히려 박건우에게 힘을 실어줬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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