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고고야구대회에 난데없이 '끝장승부'가 등장했다. 12일 목동야구장에서 이날 마지막 경기로 열린 휘문고와 천안 북일고의 16강전에서였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이날 목동구장에서는 제7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16강전 4경기가 오전 10시부터 열렸다. 오전부터 이어진 혈전으로 목동구장은 한 여름 더위가 무색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당초 대회 일정으로는 오전 10시부터 서울고-마산고 전, 12시30분에는 제물포고-유신고, 그리고 오후 3시에 동산고-마산용마고 경기에 이어 오후 6시부터 휘문고-천안 북일고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오전 10시에 시작된 서울고-마산고 전을 뺀 나머지 3경기는 모두 예정된 시간에 시작되지 못했다. 원래 시간제한이 없는 야구경기의 특성 때문이다. 매경기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며 후속 경기들의 시작 시간이 조금씩 뒤로 밀리게 된 것. 결국 제물포고-유신고전은 오후 1시21분에 시작됐고, 동산고-마산용마고전 역시 오후 4시5분에 넘어서 플레이볼에 들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또 돌발 변수가 벌어졌다. 이 경기가 무려 3시간52분 동안이나 치러진 것이다. 3-6으로 뒤지던 마산용마고가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연장 승부치기가 펼쳐지면서 오후 7시57부에 동산고의 10대7승리로 막을 내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휘문고-천안 북일고전의 경기 시간이 무척 애매해졌다. 이번 대회의 규정에는 '당일 최종 경기는 회수에 관계없이 23시까지 종료함을 원칙으로 하고 22시45분 이후에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다'고 돼 있기 때문. 그래서 만약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오후 8시가 넘어 시작된 휘문고-천안 북일고전은 정규이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무척 컸다.
하지만 이러면 제대로 된 승부를 펼칠 수 없다. 그래서 양팀 사령탑이 경기 시작에 앞서 특별 합의를 했다. 이 경기에 한해 대회 규정에 따르지 않기로 한 것. 즉,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정규이닝인 9회까지 정상 승부를 펼치고 만약 여기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연장 승부치기까지도 하기로 정한 것이다. 대회 본부 역시 확실한 승부를 내기 위한 양팀 사령탑의 합의 내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목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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