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는 오늘 좀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10일 탄천종합운동장. 상주전을 앞두고 있던 김학범 성남 감독의 눈이 한 쪽을 향했다. "정말 열심히 뛰는 선수다. 활동량이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많다. 회복 속도도 빠르다보니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친구다. 그런데 왜 하필 우리 팀 경기에 나오나…(웃음)"
김 감독의 눈길 끝에는 상주 미드필더 김성준(28)이 있었다. 김성준은 지난해 김 감독 밑에서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종횡무진 누볐다. 2014년 5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성준은 지난해 31경기에 나서면서 성남의 간판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1m74의 평범한 체격이지만 다부진 플레이와 특유의 활동량으로 김 감독을 매료시켰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제자였던 김성준이 상대팀의 주력 자원으로 활약하는 게 대견하면서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김 감독이었다.
김성준은 상주에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원에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 중이다. 상주 선수단 40명 중 클래식 19경기에 모두 출전한 선수는 김성준 단 한 명 뿐이다. 뛰어난 기량 뿐만 아니라 평소 철저한 몸관리가 기록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준태 임상협 황일수 박준태 이 용 등 '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포진한 상주에서 크게 두드러지진 않지만 핵심적인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조진호 상주 감독은 "포지션 특성상 공격포인트와는 거리가 있지만 누구보다 어렵고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성남전에서 발휘된 '군인 정신'도 단연 돋보였다. 전반 5분 김두현과 볼을 다투다 충돌한 김성준은 왼쪽 이마 윗부분이 찢어지는 부상을 했음에도 붕대를 감고 출전해 후반 중반까지 활약하면서 팀의 3대2 승리에 힘을 보탰다. 부상 치료가 우선이지만 팀을 위기에 빠뜨리지 않겠다는 책임감과 승부욕이 빛났던 순간. 조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맡은 임무를 소화해 줘 동료들이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김성준은 성남 시절이던 지난해 2월에는 일본 구마모토 동계 전지 훈련 중 시내 외출에 나섰다가 길가에 쓰러진 일본인 여고생을 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동료들과 외출한 상주 시내에서 소매치기범을 뒤쫓아 현장에서 붙잡아 경찰에 넘겨 선행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축구 실력 뿐 아니라 '의협심'도 남다른 '100점 짜리 선수' 김성준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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