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NC 타이노스와의 3연전 결과와 상관없이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11일까지 NC와 5.5경기 차로 약 3달 반 진행된 페넌트레이스 승자가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활약해준 덕분이다. 고맙다"고 했다. 특히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은, 머릿속에 없던 선수들이 잘 해준 결과"라고 했다.
마운드에서는 정재훈의 활약이 단연 눈에 띈다. 그는 40경기에서 21홀드를 챙기며 2.74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49⅓이닝 동안 잡은 삼진은 53개. 20대 시절 선보인 140㎞ 중후반대의 직구는 없지만 정교한 제구력으로 셋업맨 역할을 완벽히 했다. 유필선 두산 전력분석팀 차장은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뺐다 한다. 커브처럼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공, 포크볼처럼 갑자기 떨어지는 공도 있다. 타자 입장에서는 생각할게 많아진다. 노림수를 갖고 타격하기 힘든 투수"라고 했다.
주무기로 던지는 커터는 '받아봐야' 그 위력을 안다. 양의지, 박세혁을 비롯해 두산 불펜 포수들은 "정말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변화가 있다. 갑자기 뚝 떨어지며 꺾이는 느낌"이라며 "그래서 헛스윙이 나오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훈도 자신의 커터에 대해 "TV 중계 화면으론 (꺾이는 각도가) 잘 보이지 않더라. 아마 투수와 포수, 타자만 '커터'라는 걸 알 것"이라고 웃었다.
80년생인 정재훈은 지금의 페이스라면 2010년(23홀드)에 이어 생애 두 번째 홀드왕을 차지할 전망이다. 2위 김상수(17홀드·넥센 히어로즈)보다 4개 많고 3위 이보근(14홀드·넥센), 4위 권 혁(10홀드·한화 이글스)과의 격차는 상당하다. 이는 두산 코칭스태프조차 예상하지 못한 성적. 그는 캠프 때만 해도 "올해 어떤 공을 던질지 알 수 없다. 분위기를 잡아주는 플레잉 코치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시선을 받았지만, 오히려 맨 앞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야수 중에는 1번 박건우, 4번 김재환의 존재감이 컸다. 둘이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공백은 완벽히 메운 것은 물론 홈런과 타점을 쓸어담으며 오히려 더 막강한 두산 외야를 만들었다. 박건우는 74경기에서 259타수 90안타 타율 3할4푼7리에 11홈런 49타점 49득점이다. 팀 내 타율 1위는 물론 리그 전체 5위. 규정 타석을 채운 10개 구단 1번 타자 중 홈런이 가장 많다. 정근우(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1위다.
그는 지난달 16일에는 사이클링히트까지 기록했다. 광주 KIA전에서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회 좌월 2루타, 6회 좌월 솔로 홈런, 8회 우전 안타, 9회 중월 3루타를 쳤다. 통산 20번째 사이클링 히트. 그는 직구를 아주 잘 때린다. 정수빈, 허경민 대신 1번으로 낙점된 것도 경기 초반 상대 투수가 힘으로 윽박지르려 할 때 파워와 기술로 '맞불'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큰 부상 없이 꾸준히 출전하며 21홈런을 폭발했다. 70경기 타율은 3할3푼3리(240타수 80안타). 지난주까지 66타점 53득점으로 이미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점, 득점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결승타는 9차례로 두산 선수 중 1위다. 그는 "솔직히 작년에 더 많은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내가 살리지 못했다"며 "지금은 삼진을 당하더라도 자신있게 스윙하고 있다. 코치님들이 주눅들지 말라고 하셔서 자신있게 야구하고 있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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