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질기다. 한화, 삼성, LG의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천적관계가 얼마나 대단한지 세팀 관계자는 절감하고 있다. 한화는 삼성을 두들기고, 삼성은 LG를 상대로 승수를 쌓고, LG는 한화를 만나면 '두산'이 된다. 세팀은 서로를 상대로 올시즌 최고 상대승률을 기록중이다. 아이러니다.
한화는 삼성에 8승1무3패(승률 0.727)로 앞서 있다. 삼성은 LG를 만나 6승4패를 기록했다. 삼성이 9개 구단중 가장 많은 승을 쌓은 팀은 LG다. LG는 한화에 6승2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LG가 가장 재미를 본 구단은 한화다.
지난 12일 한화는 땅을 쳤다. 주말 대전 삼성전(2승1무)을 마치고 서울로 향하면서 다짐했다. 'LG만은 잡아야 한다.' 꼴찌에서 8위로 올라서며 용기백배, 분위기도 좋았다. 2016년 한화에게 있어 LG는 얄밉기 그지없는 팀이다. 지난해 대규모 전력보강을 한 뒤 우승후보로 꼽히며 호기롭게 시작한 시즌. 개막전에서 LG를 만나 2경기 연속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한 시즌은 그렇게 사상 최악의 봄으로 이어졌다. 6월부터 완전히 달라진 한화는 LG에 도전장을 냈지만 이날도 4대5, 역전패를 당했다. 한화는 마운드 수호신인 권혁이 2이닝 3실점으로 무너져 더욱 뼈아팠다.
삼성에게 한화는 악연이다. 지난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삼성은 한화를 제외한 전구단을 상대로 5할승률 이상을 기록했다. 한화에게는 6승10패로 열세였다. 올해는 분위기가 더 나쁘다. 한화의 맞대결은 4번이 남았지만 다 이긴다 해도 승보다 패가 많다. 한화는 지난달초 삼성을 상대로 3경기 연속 1점차 승리를 거두며 바람을 타기 시작했고, 지난 주말 삼성을 압도하면서 탈꼴찌, 8위 도약까지 이뤘다. 반면 삼성은 창단 후 첫 꼴찌(80경기 이상 시점)라는 수모를 겪었다. 삼성은 12일 롯데에 승리하며 다시 8위로 올라섰지만 이동일까지 낀 이틀 동안 삼성 관계자들의 머릿속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LG는 한화만 만나면 강팀으로 변한다. 수비수들의 집중력은 달라지고, 찬스에서 방망이가 휙휙 돌아간다.하지만 삼성을 만나면 언제그랬느냐는듯 전력 불균형이 도드라진다.
특정 투수가 특정팀에 강한 경우는 많다. 구장 분위기, 상대 타자들 여러가지 변수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표적 선발이 생기는 이유다. 팀도 마찬가지다. 감독들은 특수 관계에 있는 팀을 만나면 이상하게 '잘 풀리거나', '꼬이거나'를 경험한다. 스케줄을 임의로 만드는 것도 아닌데 중요시점마다 천적을 만나니 기가찰 노릇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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