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소처럼 일하는 배우 손예진이 올해는 두 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지난 필모그래피에서 알 수 있듯, 서로 극명히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앞서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비밀은 없다'와 8월 극장가 성수기 격전지에 개봉을 앞둔 '덕혜옹주'가 올해 그녀가 선보이는 작품. '비밀은 없다'에서는 신예 정치인의 아내 연홍 역을 맡아 스릴러 극을 이끌고 나갔다. 딸 아이의 실종과 남편과 얽힌 감정 사이에서 곤두박질 치는 여자의 심리를 집중력 있게 쫓아가 영화의 흥행과 관계없이 손예진의 연기만큼은 호평을 받았다.
뒤이어 선보이는 '덕혜옹주'에서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데뷔 이후 최초로 실존인물을 연기하게 됐다. 잔잔한 멜로물을 주로 연출해 온 허진호 감독과는 '외출' 이후 이 작품으로 재회하게 됐다. 명확한 디렉션을 주기 보다 배우에게 많은 것을 열어놓는 허 감독의 울타리 안에서 손예진은 그야말로 인생연기를 펼쳤다는 말이 꾸준히 들려온다.
올해 한국 나이로 35세가 된 손예진은 '외출' 당시만 하더라도 불과 24세에 불과했다. 당시 30대 유부녀라는 설정 탓에 당대 톱 30대 여배우들이 욘사마 배용준의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외출' 출연을 두고 저울질을 했다. 하지만 아직 20대인 손예진은 연기하기에 만만치 않은 이 작품에 선뜻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는 손예진의 출연 결정에 여주인공 설정을 20대로 급 손질하기도 했다.
손예진의 인생작으로 회자되는 드라마 '연애시대' 역시 마찬가지다. '외출'과 시차는 불과 1년. 이제 막 이십대 중반에 다다른 손예진은 무덤덤하게 제 인생 잘 사는 듯 하지만 가슴에 상처를 콕 박고 살아가는 이혼녀를 연기해 대대적인 호평을 받았다. 청순가련한 첫사랑 이미지에 뒤따랐던 여성 안티들이 급격하게 준 것도 이 시기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스타보다는 연기할 맛이 나는 캐릭터에 도전하는 배우의 인생을 살아온 손예진이다.
손예진이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말 '소처럼 일하는 배우'이자 '믿고 보는 배우'가 모두 해당되는 배우다. 충무로에서 투자가 되는 몇 안 되는 여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만 고집하지 않고 브라운관 스크린 가릴 것 없이 좋은 작품이면 마다하지 않고 출연했다. 한 해도 쉬지않고 꾸준히 한두 작품 씩 내어놓으며 관객과 만났고, 액션,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멜로, 사극 등 다양한 장르물에 몸을 내던졌다. 데뷔 이후 꽤 오래 지속됐던 '첫사랑' 이미지에 갇히지 않았던 것은 모두 성실함의 결과다. 한 관계자는 "손예진은 기본적으로 작품을 이끌고 나가고자 하는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이 있는 이다. 열심히 한다는 말 외엔 손예진을 설명할 길이 없다"라고 전했다.
특히 '덕혜옹주'를 통해 타이틀롤을 맡은 그는 작품에 대한 애착을 또 한 번 통 크게 표현했다. 잊혀진 대한민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과 가슴 뭉클한 애국심이 더 많은 관객에게 더 좋은 퀄리티의 영화로 전달되길 원하는 마음에서 10억원의 제작비를 선뜻 내놓았던 것이다. 덕분에 영화는 여유로운 상황에서 후반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매 작품마다 열심히 땀을 흘려온 손예진. 올 여름 시장에서 달콤한 결실을 거둘 수 있을까?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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