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50승 고지를 선점했다. 28일 안방에서 NC 다이노스를 제압하며 72%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률을 잡았다. 50승 선착 팀은 역대 KBO리그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도 상당히 높다. 60%나 된다. 시즌 내내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두산은 전반기 1위가 사실상 확정이다.
두산의 독주는 우승 경험이 결정적인 이유다. 평균 서른 살도 되지 않는 선수단 기량이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개막 엔트리 기준으로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토종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6883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6위였지만, 플레이에 겁이 없다. NC 관계자는 "앞으로 몇 년간은 저 선수들이 계속 주전으로 활약하지 않겠나. 두산은 줄곧 상위권에 위치할 것 같다"고 했다. 조범현 kt 감독도 "그래서 우승이 무서운 것이다. 두산 선수들이 한 단계 올라섰다"고 했다.
코칭스태프의 지도력도 한 몫 한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야구를 강조하는 김태형 감독의 색깔이 스며들며 강한 팀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김 감독은 "나는 초보 감독이다. 선수들이 알아서 한다"고 했지만, 야구인들의 평가는 다르다. 톱타자 박건우, 중견수 민병헌 등을 만든 발상과 결정에 일단 놀라워 한다. 구단 고위 관계자도 "감이 남다르고 머리가 좋은 감독"이라고 했다.
두산 상승세를 논하며 강인권 배터리 코치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백업 포수 박세혁이 주전 양의지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 수 있도록 그라운드 안팎에서 도왔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지난 2일 창원 NC전에서 발목을 다친 이후 25일까지 마스크를 쓰지 못했다. 한 동안 엔트리에 빠져 있었고, 콜업된 직후에도 타석에만 섰다. 경기수로는 무려 19게임. "팀 전력의 반을 차지 한다"는 양의지의 이탈은 팀 하락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 기간 두산은 14승5패, 7할3푼7리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선발들이 10차례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고, 득점권 위기에서 낮은 피안타율(0.237)을 기록하며 마운드가 무너지지 않았다. 11일 잠실 롯데전, 7회까지 앞선 경기를 뒤집히기도 했으나 그리 큰 타격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박세혁이 맹활약한 덕분이다. 블로킹, 도루 저지 등에서 놀라운 순발력을 자랑했다. 타석에서도 간간이 귀중한 안타를 때렸다. 김태형 감독도 "박세혁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텐데 긍정적인 자세로 버텨줘 고맙다"고 했다. 아울러 "양의지가 앉아 있을 때보다는 벤치에서 사인이 많이 나간다. 이 쪽(코칭스태프)에서 책임을 질테니 편하게 하라는 의미"라며 "강인권 코치가 확실히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고 했다.
한양대 시절 박찬호와 호흡을 맞춘 강 코치는 1995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 뛰어 들었다. 2000년 두산에 새 둥지를 틀었고, 2006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2007년부터 코치 생활을 한 그는 말수가 적은 편이나 강렬한 눈빛으로 카리스마를 풍긴다. 포수들이 믿고 따른다. 2012년부터 3년 간은 NC에서 배터리 코치를 했는데, 이 때도 "역시 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강 코치는 2008년 양의지를 주전 포수로 길러냈고, NC 안방마님 김태군의 성장도 도왔다. 이번 박세혁의 경우엔 위기 때마다 직접 볼배합 사인을 내며 예기치 못한 부상 변수에도 안방이 흔들리지 않는데 큰 역할을 했다.
강 코치는 평소 선수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 편이다. "박세혁은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고 왼쪽 유절골 골절 부상을 당한 최재훈도 "주전으로 봐도 손색 없다"고 했다. 발목과 허리가 좋지 않은 양의지에게는 "상대 도루는 아예 신경 쓰지 마라. 도루 허용해도 된다"며 "넌 다른 부분에서 팀에 큰 도움을 주니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라"고 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따끔한 질책도 잊지 않는다. 긴장이 풀어졌다 싶으면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진다. 매의 눈에서 레이저가 쏟아지면 선수들 모두가 긴장한다는 후문. 그렇게 올해도 두산은 10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안방을 자랑하고 있다. 잘 나가는 팀엔 역시 좋은 코칭스태프가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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