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검사장의 '주식대박 의혹'으로 시작된 이른바 '넥슨 사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상황이다.
지난 29일 이금로 특임검사 수사팀은 진 검사장을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고, 김 대표를 뇌물공여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지난 6일부터 시작된 활동을 마쳤다. 이날 기소된 김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적 관계 속에서 공적인 룰을 망각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평생 이번의 잘못을 지고 살아가겠다"며 사죄하고 넥슨의 등기이사를 사임했다. NXC 대표직은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넥슨 사태'는 NXC와 넥슨, 나아가 한국 게임산업계까지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을만큼 산업적인 측면에선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이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의 이행면에선 여전히 '약관'(弱冠)의 미숙함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은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게임사 가운데 하나로, 그동안 깔끔한 기업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내부 직원들마저 크게 동요할 정도로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 넥슨의 창업 스토리와 역사를 기록한 '플레이'라는 책에서 김 대표가 밝혔던 '평범한 인생과는 분명 다른 것을 보여주는 회사'라는 모토 역시 진정성을 잃게 됐다.
게다가 넥슨은 지난 6일 출시한 온라인 FPS게임 '서든어택2'를 9월에 종료한다는 충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넥슨과 넥슨지티가 지난 4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서든어택2'는 캐릭터 선정성 등으로 인해 상당한 논란이 됐지만, 개발진이 문제가 된 캐릭터를 삭제하기로 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며 불만을 어느정도 잠재웠다. 하지만 좀처럼 점유율을 올리지 못한데다 어수선한 회사 상황까지 겹치면서 이례적인 결정을 내리게 됐다.
모바일게임과 달리 온라인게임은 상당한 개발기간과 자금이 소요되는데다,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기에 이번 판단은 결국 스스로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또 하나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급변하고 있는 전세계 시장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게임 개발 의욕이 잔뜩 위축된 상황에서 '서든어택2'가 이런 흐름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기에, 향후 다른 게임사들의 도전에도 큰 부담감을 안겼다.
이번 일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재팬의 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NXC와 넥슨코리아에 압수수색이 이뤄졌던 지난 12일 넥슨재팬 주가는 전날 1523엔에서 10% 이상 급락한 1371엔까지 떨어졌다가 1444엔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12일에 기록한 올해 최저가인 1369엔에 근접할 정도로 시장에서도 충격을 반영했다. 이후 조금씩 회복했지만 김 대표의 기소 소식이 전해진 29일 장중 100엔 이상 떨어지는 폭락을 겪은 후 1540엔에 장을 마치며 약세를 이어갔다. 재판 결과에 따라 김 대표의 신상이 불안해지면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이 증폭될뿐 아니라,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M&A)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사태는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김 대표와 넥슨, 그리고 게임업계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앞으로 넥슨이 첫 사업을 시작하며 꿈꿨던 미래지향적 기업과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으로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게임 전문가들은 "그동안 게임이 '사회악'으로 치부되면서 각계각층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다보니, 이를 막아내기 위해 김 대표가 잘못된 길로 접어든 것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게임업계가 좀 더 성숙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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