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리우 우생순'을 목표로 출항한 임영철호가 러시아란 거대한 암초를 피해가지 못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퓨처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서 25대30, 5골차로 패했다. 전반전을 13-12, 1골차로 앞섰지만 23-23 동점이던 후반 21분부터 내리 3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천적 역할을 했던 러시아는 승부처에서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면서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뽐냈다.
여자 핸드볼은 12개국이 6팀씩 2개조로 나뉘어 상위 4팀이 결선 토너먼트에 오른다. 8강전에서는 각조 1위팀이 상대조 4위, 2위팀이 3위팀과 맞붙는다. 4강에 안착하기 위해선 최소 조 3위 안에 들어야 하는 셈이다. 한국이 러시아에 패한 이날 같은 조의 스웨덴과 프랑스는 각각 아르헨티나, 네덜란드를 제압하면서 첫승을 신고했다. 다크호스로 꼽혔던 네덜란드가 패하면서 순위 경쟁 구도가 복잡해졌다. 한국이 3위 이상으로 조별리그를 마치기 위해서는 남은 4경기서 모두 승리를 거둬야 하는 상황이다.
주눅들 필요는 없다. 여자 핸드볼 '우생순 신화'를 쓴 2004년 아테네 대회와 2008년 베이징 대회의 기억을 떠올릴 만하다. 한국은 아테네 대회에선 덴마크, 베이징 대회에선 러시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서 만나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남은 조별리그 경기를 모두 승리로 마쳤고 여세를 몰아 메달권에 진입했다. 아테네에선 덴마크와 결승에서 다시 만나 두 차례 연장전 끝에 은메달을 수확했고, 베이징 대회에선 동메달 획득의 역사를 쓴 바 있다.
러시아전 결과 속엔 희망도 있었다. 초반 집중력 저하라는 고질병을 떨쳤다. 경기 막판까지 러시아와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초반 득점이었다. 에이스 김온아(SK)를 비롯, 류은희 오영란(이상 인천시청) 정유라(대구시청) 등 주축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 점도 고무적이다. 러시아전에서 얻은 소득은 남은 조별리그 경기를 헤쳐 나아가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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