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의 전반은 대단했다.
먼저 골문을 열고 1-0으로 리드까지 지켰다. 전반 11분이었다. 로셀포 베레보우의 롱크로스를 피지의 유일한 프로선수인 로이 크리슈나가 헤딩으로 화답했다. 멕시코 골키퍼와 수비수의 어이없는 판단미스였다.
하지만 피지는 분명 한국전과는 달랐다. 현지의 분위기도 일방적이었다. 브라질 관중들의 '약자' 피지의 편에 섰다. 멕시코가 볼만 잡으면 야유를 보냈다. 멕시코가 공격을 하며 "디펜스, 디펜스"를 합창했다. 일부 멕시코 팬들이 "멕시코, 멕시코"를 연호하면 다시 한번 야유로 잠재웠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멕시코의 반격은 후반 2분 시작됐다. 에릭 구티에레스가 동점포를 터트렸다. 하지만 피지로선 억울했다. 구티에레스로 연결되는 카를로스 시스네로스의 크로스 직전 볼은 엔드라인을 벗어났다. 오심이었다. 하지만 되돌릴 순 없었다.
구티에레스는 후반 11분 자신의 두번째 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렸다. 구티에레스는 후반 13분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멕시코는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멕시코가 8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의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독일과의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피지를 5대1로 꺾었다. 카를로스 살세도가 후반 22분 네 번째 골을 터트린 데 이어 구티에레스는 후반 28분 한 골을 더 보탰다.
1차전에서 독일과 2대2로 비긴 멕시코는 승점 4점(1승1무)을 기록했다. 신태용호에 0대8로 대패한 피지는 2전 전패(승점 0)로 독일과의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탈락이 확정됐다.
그러나 피지는 무기력했던 한국전과는 달리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호주 출신인 프랭크 파리나 피지 감독은 피지의 강점에 대해 "피지 선수들은 선천적으로 체력이 뛰어나고 90분 내내 포기하지 않는다. 정신력도 뛰어나다. 우린 어느 팀과 만나도 즐길 것"이라고 했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피지 축구의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은 '탈락'으로 막을 내렸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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