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미(24·우리은행)의 두번째 올림픽은 아픔이었다.
김장미는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열린 여자 25m 권총 본선에서 582점으로 9위를 기록, 8명이 진출하는 결선에 나서지 못했다. 올림픽 2연패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완사(300점 만점)에서 288점으로 20위에 그친 김장미는 주특기인 속사에 나섰다. 2세트에서 100점을 쏘는 등 만회에 나섰지만, 마지막 5발이 46점에 그쳤다. 6위까지 점수는 같았지만 X10 수에서 밀리며 결선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삼켰다.
"2연패가 뭐라고…. 타이틀이 부담됐다." 부담감이 큰 듯 했다. 4년 전 거침없이 쏘던 모습과 달랐다. 평소 실력의 반도 발휘하지 못했다. 김장미는 "이것만 쏘면 끝난다는 생각에 어떻게 서 있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너무 아쉽다"고 입을 연 뒤 "부담이 컸나보다. 안 그러려고 했는데. (진)종오 오빠가 맨날 1등으로 시작해줘서 맘 편하게 쐈다. 이번에는 종오 오빠 50m 권총 시합이 뒤에 있어서 내가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완사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김장미는 "그렇게 긴장이 되지는 않았는데 완사 기록이 좋지 않았다"며 "속사에서는 내 (평소) 기록 만큼 쏠 줄 알았다. 하지만 막판에 그런 점수가 나올줄 몰랐다"고 안타까워 했다.
아쉽지만 맞닥뜨려야 할 현실. 그는 "지금 여기를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유도나 레슬링 같은 다른 종목들처럼 막 땀을 흘려가며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열심히 했다. 아쉽다. 오늘이면 끝난다는 생각이 컸다"고 했다.
그래도 김장미는 참 씩씩했다. 걱정하는 취재진을 오히려 위로했다. "이러고 화장실에서 펑펑 울수도 있다"고 애써 웃는 김장미의 눈가에 눈물이 살짝 고이는 듯 했다. 이내 표정을 바꿔 "맥주나 한잔 마시고 아쉬움 털어야겠다"며 또 한번 미소 속에 아픔을 감췄다.
올림픽을 마친 김장미는 4년간 열심히 한 자신을 위해 선물을 줄 생각이다. 그는 "해외로 여행간다. 나에 대한 포상이다. 예약도 다 했다"며 "브라질은 안간다"고 웃었다.
4년 전에도 그랬다. 어린 나이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이번에는 메달이 없을 뿐이다. 그때도, 지금도 김장미는 여전히 씩씩하다. 런던의 환희도, 브라질의 아픔도 모두 겪었다. 정과 반을 통과했으니 이제 합만이 남았다.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금방 딛고 일어서리란 기대감이 든다. 4년 뒤 도쿄에 설 김장미의 세번째 올림픽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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