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무제한 리필됩니다. 대신 서두르세요.'
지난 2009년 4월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 혼합복식 결승. 유연성-김민정과 이용대-이효정이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팽팽한 랠리 도중 이용대가 갑자기 코트 밖으로 쏜살같이 뛰어가더니 라켓을 바꿔 돌아와 경기를 계속했다. 폭소를 터뜨렸던 관중은 경기 결과가 이용대-이효정의 승리로 돌아가자 탄성으로 바꿨다. 경기 중 라켓 교체는 국내에서 열린 경기라 화제가 된 것 뿐이지 국제대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배드민턴은 라켓 교체에 대한 제한이 없다. 선수들이 워낙 강하게 스매시를 날리기 때문에 줄(스트링)이 끊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긴박하게 오가는 랠리 중이라도 라켓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바꿔도 된다.
다만 스피드는 선수의 몫이다. 상대 코트로 넘긴 공이 되돌아오기 전에 선수 능력껏 재빨리 바꿔오면 된다. 그래서 선수들은 '바구니(코트 옆 경기 장비 보관통)' 예비용 라켓을 빨리 집어가기 편하게 놓아두고 경기에 임한다. 반면, 공(셔틀콕)은 엄파이어(주심)의 승인을 받아야 교체할 수 있다.
배드민턴 경기에서 또다른 비하인드 흥밋거리는 '챌린지(Challenge)'다. 콜렉션(Correction)이라고도 하는 이 제도는 배구, 테니스 등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배드민턴은 런던올림픽 이후 도입됐다. 라인 인-아웃 판정을 수긍하지 못할 때 세트당 2회씩 선수가 요청할 수 있다. 특수 카메라에 찍힌 영상으로 판독을 하는데 그 결과 발표 과정이 흥미롭다. '챌린지'가 선언되고 나면 카운트다운을 하거나 시상식 효과음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가 '짠∼'하고 판독 결과가 뜨는데 박진감이 제법 쏠쏠하다.
배드민턴은 심판을 칭하는 용어도 좀 다르다. 네트 옆 높은 스탠딩 의자에 앉는 이가 엄파이어(Umpire)로 축구에서 레프리(주심·referee)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반대쪽 바닥 의자에 앉은 이는 서비스 저지(Service judge)라고 해서 선수들의 서브 동작만 관찰하며 폴트 여부를 가려낸다. 축구에서 말하는 레프리는 경기장 내 모든 코트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총지휘하는 사람으로 일종의 심판위원장을 일컫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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