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전, 여자배구 대표팀 이정철 감독을 잠깐 만났다. 진천훈련장에서다. 그 때 그는 "연습상대를 구하기 힘들어서 큰일났다"며 걱정했다. 그리고는 "올림픽 첫 경기가 일본전이다. 무조건 이겨야 8강에 조 3위로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8강부터는 토너먼트라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도 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 잘 풀었다. A조 첫 경기서 일본을 3대1로 꺾었다.
14일(이하 한국시각),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쳤다. 카메룬을 이겼다. 3대0으로 눌렀다. A조 3위를 차지했다. 역시 바라던 대로다.
8강 조추첨이 진행됐다. 네덜란드와 만나기를 원했다. 이 감독은 "세르비아보다 네덜란드가 좀 더 낫다. 올림픽에 앞서 두차례 연습경기도 해봤고, 올림픽 예선전에서도 맞붙어서 선수들이 편하게 여기는 면이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올림픽 최종예선, 네덜란드를 3대0으로 꺾었었다. 이후 연습경기에서는 1승1패를 기록했다.
시나리오대로 풀렸다. 16일 오후 10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나지뉴에서 네덜란드와 맞붙는다. 8강전이다.
지금까지는 바라던 대로다. 그만큼 열심히 뛴 결과다. 하지만 예상된 시나리오가 승리를 보장해주진 않는다. 네덜란드가 강하다.
B조 2위를 한 팀이다. 최강 미국에만 졌다. 그것도 2대3까지 괴롭혔다. 한국이 껄끄럽게 여기는 중국(3대2 승), 세르비아(3대2 승)를 눌렀다.
주포 로네크 슬뢰체스는 예선 득점 선두다. 100점을 올렸다. 센터 로빈 데 크루이프는 세트당 블로킹 득점이 0.86점이다. 절대 경계를 늦출 수 없다. 김연경도 "이번 올림픽을 보니 (네덜란드가)편할 것 같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어서 조금 낫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는 것일 뿐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꺾어야 메달이 보인다. 100%의 전력이 필요한 시점, '김희진의 부활'이 절실하다.
김희진은 라이트 공격수다. 김연경과 함께 주포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부진했다. 일본전 5득점, 러시아전 8득점에 그쳤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20점을 뽑았다. 살아나는 듯 보였다. 카메룬전, 다시 기대에 못 미쳤다.
김희진이 살아나면, 김연경이 편해진다. 공격의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된다는 뜻이다. 현재 김희진은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겨내야, 이길 수 있다.
지금까지는 시나리오 대로다. 8강전부터는 이 감독의 말처럼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최고의 경기력으로 뚫고 나가는 방법 뿐이다.
우선은 네덜란드다. 이기면 브라질(A조 1위)-중국(B조 4위)전 승자와 결승행을 다투게 된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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