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 스포츠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넥센 히어로즈의 앞날이 불투명해 보인다.
모기업 없는 히어로즈를 이끌어온 이장석 대표가 사기와 횡령 혐의로 법정에 설 가능성이 커졌고,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에게 지분 40%를 줘야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지난 11일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와 횡령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이 대표는 메인 스폰서였던 우리담배가 계약을 파기하면서 극심한 자금난에 몰렸고, 그해 7월과 8월 홍 회장으로부터 10억원씩 총 20억원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 돈으로 KBO 가입비 120억원 중 일부를 냈다. 그런데 20억원의 성격을 두고 이 대표와 홍 회장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렸다. 이 대표는 홍 회장측으로부터 20억원을 빌린 것이라고 했고, 홍 회장측은 서울 히어로즈의 지분 40%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투자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넘기라고 판정했다. 이 대표가 이에 불복해 법원에 중재판정 취소 청구소송을 냈는데, 1심에서 패소했다.
주식을 주려고 해도 구단이 가진 주식이 없기에 줄 수 없고, 대신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하겠다고 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최근 1심에서 졌다. 앞으로 법적인 소송을 통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히어로즈가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당연히 경영권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현재 히어로즈의 지분 구조를 보면 총 41만주 중 28만4000주(69.27%)를 보유한 이 대표가 최대 주주다. 투자가 박지환씨가 10만주(24.39%)를 가지고 있고 남궁종환 단장이 2만주(4.88%), 조태룡 전 단장이 6000주(1.46%)를 갖고 있다.
단순하게 40%를 홍회장에게 준다고 가정해 보자.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히어로즈 주식 41만주의 40%인 16만4000주를 홍 회장에게 주라고 판정했다. 돈을 빌린 이 대표가 주식을 준다면 홍 회장이 16만4000주(40%)로 최대 주주가 된다. 이 대표는 12만4000주(29.27%)로 2대 주주가 되고, 박지환씨가 3대 주주가 된다. 이 대표가 경영권을 방어하려면 박지환씨와 손을 잡아야 한다.
아니면 주주들이 자신의 지분대로 주식을 나눠서 홍 회장에게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계약서상 주식을 줘야할 주체가 히어로즈이기 때문에 이 대표 개인이 주식을 줄 필요는 없다. 따라서 주식이 없는 히어로즈는 신주를 발행해서 홍 회장에게 줘야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렇게 될 경우 총 주식의 40%를 계산해 홍 회장은 27만3333주를 새롭게 받게 된다. 총 주식수는 41만주에서 68만3333주가 된다.
이렇게 될 경우 28만4000주를 가진 이 대표가 41.56%를 보유해 1대 주주는 유지한다. 하지만 홍 회장이 40%로 2대 주주가 되고, 박지환씨가 14.63%로 3대 주주가 된다.
어떤 상황이 되든 이 대표와 홍 회장이 과반 이상의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3대 주주인 박지환씨를 우호 세력으로 함께 해야 한다. 결국 박지환씨의 결정에 따라 히어로즈 경영권이 달라진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홍 회장이 투자를 한 이후 세차례의 증자를 한 상황이라 단순히 현재의 가치로 나눌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상사중재원이 16만4000주를 줘야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주식을 주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가 경영권을 유지한다고 해도 법적 처벌에 따라 또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이 대표는 명목상의 대표가 아닌 실제로 경영을 하고 선수단 구성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 대표가 구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히어로즈가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히어로즈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소식이 나온 지난 11일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지만 이후 3연패를 당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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