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지킬까.
올해 개인 타이틀은 외국인 투수가 초강세다. 15일까지 다승, 평균자책점, 삼진, 승률 부문 1위가 모두 외인이다. 그 중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가 3개 부문 선두다. 20경기에서 15승3패 2.99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1위다. 삼진은 롯데 자이언츠 브룩수 레일리가 가장 많다. 111개로 켈리(110개·SK 와이번스) 보우덴(109개·두산 베어스)에 앞서 있다.
지난해에는 토종 선수들이 자존심을 지켰다. 다승왕은 에릭 해커(19승·NC 다이노스)가 차지했지만 평균자책점, 삼진 타이틀은 각각 양현종(KIA 타이거즈) 차우찬(삼성 라이온즈)이 가져갔다. 두 명의 왼손 투수는 외인 못지 않은 구위와 체력을 뽐냈고, 야구팬들은 그 모습에 열광했다.
올해도 타이틀 홀더가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다. 토종 투수의 반격이 끝난 건 아니다. 물론 최다승은 니퍼트가 차지할 공산이 크다. 2년 전 밴헤켄(넥센)에 이어 20승을 노리고 있다. 그는 앞으로 5~6경기에 더 등팔할 예정이다. 반타작만 해도 팀 동료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과 넥센 신재영(이상 12승)에 앞선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삼진은 얘기가 다르다. 장원준과 양현종이 내심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격차가 크지 않아 막판 뒤집기도 충분히 가능하다.
장원준은 이날 현재 평균자책점이 3.44다. 시즌 내내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며 좌완 최초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역시 최초인 9년 연속 100삼진, 개인 통산 100승 대기록을 모두 세웠다. 그는 군입대 전인 2011시즌 3.14의 평균자책점이 커리어 하이다. 남은 5~6경기 결과에 따라 그 기록은 물론 생애 첫 타이틀도 획득할 수 있다.
삼진은 양현종을 주목해야 한다. 151이닝 동안 109삼진을 솎아내며 레일리보다 2개 적다. 그는 시즌 초 투구 습관이 노출되며 고전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등판할 때마다 긴 이닝을 책임지고 있고, 그럴수록 삼진 개수도 증가하고 있다.
양현중 외에 박세웅(롯데 자이언츠)도 복병이다. 20경기에서 106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으나, 삼진이 107개로 이 부문 5위다. 아직은 제구가 들쭉날쭉한 그는 삼진 10걸 가운데 이닝수가 가장 적다. 바꿔 말해, 남은 시즌 긴 이닝만 버틴다면 삼진수가 급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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