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도 '끝판왕'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통하는 이유. 역시 독특한 투구폼 때문이다. 한일 리그보다 구단 숫자(30개)가 월등히 많은 빅리그에서, 상대 타자들은 그의 폼에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긴다. 같은 지구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수들조차 여전히 오승환이 낯설다고 한다.
그러면서 150㎞를 넘는 직구, 고속 슬라이더의 위력이 배가 되고 있다. 특히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난공불락 수준이다. 일명 '참을 수 없는 유혹'. 뻔한 패턴, 뻔한 코스로 날아오고 있지만, 타자들의 방망이는 헛돌기 바쁘다.
30일(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경기. 오승환이 6-5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7회까지 3-5으로 뒤진 팀이 8회 동점에 성공하고 9회 경기를 뒤집자 변함없이 출격했다. 선두 타자 스쿠터 제넷은 1루수 땅볼이었다. 볼카운트 2S에서 3구째 시속 140㎞(87마일) 슬라이더를 던졌다. 당시 제넷은 자신의 발을 맞아 파울이라고 주장했으나 심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번째 타자는 2011년 내셔널리그 MVP에 빛나는 라이언 브론이었다. 전날까지 24홈런에 74타점, 타율 3할1푼2리에 장타율은 5할4푼6리였다. 하지만 오승환의 완승이었다. 2B1S에서 바깥쪽 아래로 휘어 나가는 슬라이더를 연속 2개 던져 모두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마지막 공은 143㎞(89마일)이었다. 또 4번 헤르난 페레즈 역시 141㎞(87.7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공 12개 만에 시즌 14세이브를 올렸다. 1이닝 무안타 2삼진 무실점. 직구는 최고 152㎞(94.7마일)까지 찍혔다.
이로써 오승환은 평균자책점을 1.72로 떨어뜨렸다. 시즌 삼진 개수는 88개로 늘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가 삼진을 잡는 코스. 이날 경기에서 드러났듯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슬라이더가 절대적이다. 33%에 해당하는 29개나 된다. 이 곳에 던졌을 때 피안타율은 고작 4푼이다.
전날까지 오승환은 1084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직구가 664개, 슬라이더가 304개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이 중 직구 피안타율은 1할8푼9리, 슬라이더 1할3푼4리, 체인지업(스플리터) 피안타율은 2할1푼1리다. 기본적으로 타자들은 오승환의 슬라이더를 공략하지 못한다. 그런데 바깥쪽 낮은 곳으로 제대로 휘어져 들어갔을 때는 아예 손도 못 댄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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