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밀정'은 지난 해 1000만 관객을 넘긴 '암살'과 곧잘 비교된다. 그에 대한 송강호의 생각은 어떨까. "물론 '암살'은 너무 좋은 영화죠. 지난 해 관람하고 너무 기분이 좋아서 '암살' 영화 뒷풀이에 참석해서 새벽까지 같이 즐겼어요. 정말 훌륭한 영화죠. 하지만 '밀정'과는 시작 점이 다른 영화예요. 시대 배경은 같지만 보는 시선이 다르죠. '밀정'은 회색빛의 시대에 인물들을 깊게 파고든 스타일이죠. 이정출이 김장옥(박희순)에게 '넌 이 나라가 독립이 될 것 같냐'라고 말하잖아요. 이 대사가 영화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밀정'이 다른 작품과 다른 점은 '회색빛'이라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작품들은 항상 불타는 붉은색이나 조금 암울한 흑색이 대부분이었잖아요. '밀정'은 좀 회화적이고 회색빛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극단적인 사람들이 등장했다기 보다는 그 시대에 혼돈스럽고 혼란스러웠던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제가 연기한 이정출이라는 인물이 대표적으로 본인 스스로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사람이예요."
송강호는 중국 상하이에서 촬영 전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했었다. "정말 울컥하더라고요. 3층까지 둘러봤는데 독립투사분들의 사진이 걸려있었어요. 일본 재판정에 포박당한채 앉아있는 분들, 끌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죠. 안중근 윤봉길 의사처럼 유명한 분들이 아니라 이름 모를 분들인데 굉장히 울컥하고 마음이 착잡해지더라고요. 부끄럽지만 촬영하면서 서대문 형무소에도 처음 가봤어요. 촬영을 하는데 영하 십몇도 였던 것 같아요. 하루종일 짚신을 신고 발이 끊어질 정도로 연기를 하다보니 '그분들은 이보다 몇십배 혹독하게 고생을 하시다 돌아가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니까 감정이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한편 송강호가 일본경찰 이정출 역을 맡아 내달 7일 개봉하는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리는 작품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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